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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비아네스캠프 Jan 31. 2023

제주는 옥색

푸른빛과 초록빛이 부드럽게 섞인




옥색(玉色). 파르스름한 빛깔의 흐린 초록. 푸른빛과 초록빛이 연하고 부드럽게 섞인 옥색은 제주바다를 표현하는 적절한 컬러다. 태양이 강하고, 물이 얕고 깨끗할수록 더 눈부신 옥빛을 내는 바다는 신혼여행지였던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직장 10주년 휴가지였던 일본 오키나와에서 본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1월의 춥고 차가운 제주 바다, 가뜩이나 비오고 흐린 기간을 택한 이번 여행에서는 옥빛 바다를 보기 힘들 줄 알았다.



하지만 잠깐씩 찾아오는 짧은 햇살에도 제주바다는 충분히 아름다운 옥빛을 보여줬고, 바다와 더 가까이 갈수록 수심이 얕을수록 더 또렷했다. 가끔은 비가 오거나 세찬 바람이 부는 와중에도 그 옥빛을 멍하니 바라보느라 오래도록 서 있었고, 똑같은 사진을 몇 번이고 다시 찍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이 옥빛은 '거멍'색 현무암과 참 잘 어울려서 어딜 가나 절묘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바다가 고향인 나조차 보면서 감탄할 정도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수제맥주 대유행의 최선봉에 있는 '제주맥주' 양조장에 갔는데, 제주맥주만의 시원한 민트컬러는 제주바다의 옥빛에서 오지 않았나 싶다. (브랜드 로고를 다시 보니 옥빛 바다와 바람, 그리고 화산섬 모티브의 결합으로 만들어져 있다) 브랜딩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가 브랜드 아이덴티티 컬러이고, 제주맥주가 이 아이덴티티 컬러를 가장 잘 사용하는 대표적인 브랜드인데, 그걸 제주에 가서야 깨닫다니 마케팅 직무를 오래 한 게 부끄러워진다. 


옥빛 제주바다의 컬러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제주맥주 브랜드 로고




제주는 옥색이다. 겨울에 가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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