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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비아네스캠프 Jan 31. 2023

제주는 진분홍색

다른 꽃이 지고 없는 계절에 홀로 핀 동백의 붉은빛




진분홍(津粉紅)색. 다른 꽃들이 지고 없는 계절 겨울에 홀로 피는 꽃 '동백(栢)'의 색이다. 내 고향 거제에도 동백이 많이 피어 '동백섬'으로도 불리지만, 어쩐지 메인타이틀을 제주가 차지한 느낌이 들 정도로 겨울 제주에 꼭 봐야 할 것이 바로 동백이다. 


길과 벽에 흐드러진 동백


카멜리아힐, 동백포레스트,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등 여러 명소를 찜해두었고 여행일정 중후반에 가기로 했지만 가기 전에도 동백을 느낄 수 있는 곳은 많았다. 첫 숙소였던 한경면 민박집 골목 곳곳에도 가로수나 관상목으로 동백이 심어져 있었고, 제주 스팟 중 하나가 된 '아르떼뮤지엄' 첫 코너가 흩뿌려진 동백의 빛이었다. 뮤지엄의 미디어아트는 파도, 고래, 폭포, 웜홀 등 여러 공간들이 있었지만 텐션을 확 올려준 동백의 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러 일정을 소화하다 동백숲길 산책으로 선택한 곳은 '카멜리아힐'이다. 워낙 유명하고 많이 알려진 곳이라 기대가 컸던지 온통 만개한 정원을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꽃봉오리가 많진 않았다. 큰 규모의 수목원에 여러 테마의 스팟이 있고 초록숲길이 상당 부분 이어진다. 그래서 산책길 후반부에 펼쳐진 진분홍길이 더 매력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간간히 붉었던 길을 걸으며 이대로 끝인가 싶을 무렵, 어떤 코너를 돌아서니 제대로 진분홍인 동백숲길에 들어섰다. 관람객이 꽤 많았지만 마침 우리 밖에 없어서 더없이 멋진 길이었고, 겨울의 색과 비가 내려 더 진한 향에 취했다.


더 밝은 옷을 입을 걸 하는 아내 뒷모습 사진 몇 장을 남겼는데 충분히 예뻤고 아내 카톡 프로필이 되었다. 다른 동백숲길을 가도 좋겠지만 '카멜리아힐'을 선택한다면 기대감을 높이며 이 마지막 진분홍길을 기다리길 바란다. 꽃나무에 있어도 길에 떨어져 있어도 멋진 제주 동백의 색에 제대로 취할 수 있다.





제주는 진분홍색이다. 겨울에 가야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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