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dreams
요즘들어 잠을 깊게 들지 못했다. 멜라토닌을 조금 섭취해야 잠들기 쉬워진지 꽤 되었다. 운동에 대단한 욕심을 들이면서 건강에 더 신경을 쓰고 있지만, 이 건강이라는 것에 잠이 이렇게 중요한 것인줄 최근들어 새삼 느끼고 있다.
하노이의 고질적인 소음도 한 몫을 하지만, 중요한 건 잠보다 해야 할 잡다한 일이 너무 많기도 하고, 그 일을 하는 시간이 없는 것 보다도 소셜미디어중독이 심각한 수준인 것도 같다. 주말엔 이런 저런 약속에 운동은 꼭 가고 싶으니 또 잠이 부족하다니,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는데 자꾸 주객이 전도되어 버린다.
그래서 결국 병이 났다. 지난 일요일부터 몸이 으슬 으슬 하다, 싶었는데 월요일 오전부터 어질 어질 하더니 오후에는 헤롱 헤롱 했다. 조퇴를 하고, 다음날엔 병가까지 쓰고 링거를 한대 맞고서야 조금 나아졌다. 그렇게 아프다보니 잠을 잘 잤다. 그러다 정말 다정한 질문은 "잘 잤어?" 라는 질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되돌아보면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유난히 잘 잤어? 라는 질문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 질문은 달다. 정말 많은 것을 담기 때문이다.
잘 자, 라는 말을 할 때 나는
오늘 어떤 일이 있었든, 잠드는 순간에는 웃음이 남았으면 좋겠어.
이불에 포근히 누운 네가 그저 스르륵 여유로웠으면 좋겠어.
내일 걱정을 하지 않고 온 몸의 걱정이 다 씻겨 내려가면 좋겠어.
나는 당신이 좋아.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잘 잤어? 라는 질문을 들을 때 나는 그 사람의
지난 밤 어떤 것도 너를 깨우지 않고, 평안하게 잤기를.
일어나는 순간 피로함 보다 하루를 시작하는 설레임이 있기를.
꿈 속에서 그저 아름다운 것들만 봤기를.
일어나는 순간 좋은 생각을 했기를. (때에 따라 내 생각 히히) 하는 바람이 들렸던 것 같다.
가수 아이유님이 했던 말 처럼, 잘 자라는 말은, 잘 잤어 라는 말은 그 자체로 달다.
잠은 달아야 하고, 그걸 걱정하는 당신도 달달하니까.
아픈 내내 내 수면의 질이 요즘 좋지 못했다는 걸 아는 사람들의 걱정이 달았다. 그 덕에 금방 나았던 것 같다. 아니면 거액을 주고 맞은 링거가 톡톡한 값을 했던 거 겠지만.. 나는 역시 전자 쪽에 좀 더 큰 마음을 둔다.
잘자.
잘 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