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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원 Apr 21. 2021

할아버지가 맞아 준 연희동의 어느 카페

21일 프로젝트 - 매일 글쓰기 4-2

인자함은 언제나 배부르다.

햇살을 맞으며 위쪽 담벼락이 높은 주택가를 쭉 둘러 내려오니, 슬슬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곧 카페들이 즐비하니 주말을 맞아 사람들이 길 한가득이었다. 보통 한 번 쭉 돌면 길을 바로 기억해버리는데 지난번 갔던 전원주택을 개조한 카페를 가려했다가 지나쳤는지 입구 쪽으로 가버린 나. 아, 이대로 그냥 집으로 가는 건가 하다가. 눈에 띈 브라운톤의 고풍스러운 카페. 밖이 예뻤지만 조금 추울 것 같아 안으로 들어갔더니 웬 할아버지가 인자하게 맞아 주시니 여기다! 싶었다. 목에 스카프를 두르고 계셨던 주인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맞아주셔서 바로 앉겠다고 한 카페. 밖으로 나와 커피를 시켰더니 안에 있던 사람들도 나오기 시작해서 하나 남은 자리 쟁탈전이 시작해버린. 그걸 구경하면서 주문을 하고 커피를 기다리는데 굳이 밖으로 나와서 주문을 받으시는 스카프 할아버지의 그 인자함 때문에 벌써 만족해버린 그 느낌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햇살은 바삭하게 부서지고 있었고, 커피는 딱 호텔 커피 느낌에. 사람 많은 연희동에서 이곳만 딴 세상 같았던.


또 오겠다며 인사하고 자리를 떠난,

연희동을 떠올리면, 애정 하는 지인의 집과 이곳을 떠올릴 것 같다.

사랑하는 서울에, 또 좋아하는 공간이 생겼다.







4월의 브런치 뉴비입니다.
21일 프로젝트로 
매일 글쓰기 습관을
만드는 중이에요.

- 5일 차인데, 지난번에 이어서 4-2. 

202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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