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렬로 나란히 앉아 햇볕을 쬐고 있는 사람들.
푸른 산맥까지 이어진 드넓은 들판을 다부진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그러나 단순히 햇볕을 쬔다고 하기엔 쫙 빼입은 이들의 차림새가 사뭇 경직되고 수상쩍기도 한.
이 석연치 않은 사람들 뒤로, 그러나 한 점 흐트러짐 없이 당당한 사람들 뒤로, 말없이 책에 고개를 떨구고 있는 한 사내가 눈에 띈다.
비슷한 외양을 하고 같은 방향으로 몸을 돌리고 있으면서도 딴 세상에 마음을 두고 있는 사내.
그는 이들과 함께인 걸까 아닌 걸까?
무리를 완전히 떠나지도, 무리에 온전히 속하지도 못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