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밤 꿈속에서 나는 어느 늙은이의 뒤통수에 대고 외쳤다.
어제 내가 보낸 문자가 충분히 예를 갖추지 않아 송구스롭노라고.
그러나 실은 열 번 잘한 것은 생각지도 않고 한 번 소홀한 것만을 문제 삼는 고약한 늙은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이 늙은이라도 없으면 앞으로 내 삶은 더 곤궁해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엄습해 오는 것이다. 다급해진 나는 어제 내가 보낸 문자가 충분히 예를 갖추지 않아 송구스롭노라고 그의 뒤를 종종걸음으로 쫓으며 몇 번이고 머리를 조아리고 조아렸다.
결국엔 이 늙은이 마저 영영 잃어버리고... 줄 끊어진 풍선처럼 공중 위로 붕 떠올라 어쩌다 나와 눈이 마주쳐 겸연쩍어진 단 하나의 눈동자를, 나 따위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눈동자 주위를 맴돌았다.
그러다 별안간 엉덩이를 까고 한 덩이의 똥을 눴다.
그리고 고작 한다는 소리가
아무렴 어때, 아무렴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