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 칸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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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트가 줄었다. 그러자면 우선 이 벨트 얘기부터 해야 한다. 미국에서 업무가 끝나갈 무렵 마음이 조급해졌다. 한국에서 비싸던 옷과 신발이 미국에선 엄청 쌌기 때문이다. 그래서 뭔가를 사야만 할 것 같았다.
평소 좋아하던 구두 브랜드를 둘러보다가 벨트를 골랐다. 둘 다 가죽으로 만드는 것이니 괜찮지 않겠냐는 기대에서였다. 그들은 허리 사이즈를 물었다. 한국에서 샀던 것들은 대개 줄이 엄청 길게 나와서 내가 직접 조절할 수 있게 돼 있었기에 허리 사이즈를 묻는 의도를 알 수 없었다. 대답하기가 무섭게 손에 쥐어진 벨트.
길이가 고정돼 있었다. 빼도 박도 못하는 32인치. 32인치보다 살이 찌면 어떤 칸에도 넣을 수 없는 구조. (물론 새로 뚫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 벨트를 샀다. 특정한 사이즈에 고정된 그것을 말이다. 무슨 기대였는지는 모르겠다.
살이야 빼면 되는 거니까.
빙긋 웃으며 동료들에겐 자랑했지만 사실 구매 직후 일하는 동안 매순간 힘들었다. 풀고 일하고픈 마음이 하늘을 찔렀지만 다시 추스를 엄두가 안 났다.
한국에 들어오고 식습관이 바뀌자, 미국 때보단 진작 한 칸 더 들어갔던 벨트에, 다이어트 이후로 다시 한 칸의 여유가 생겼다. 이때가 갈등의 순간이다.
살을 더 빼려면 그 한 칸을 줄여야 한다.
그래야 목표가 새로 설정 되기 때문이다. 한 칸의 여유를 그대로 두면 다시 그 공간을 도로 채우는 게 내 배였다.
그러나, 한 칸을 더 졸라 맨 그 즈음의 며칠은 곤욕스럽고 힘들다. 소화 불량에 배탈 나기 일쑤다.
새로운 목표냐,
위장의 평화냐 다시 그것을 고민할 순간이 왔다!
To be or not to be resized,
That's the question.
몸도 마음도 가벼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