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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근육 Nov 08. 2017

직장에서의 성장

경험, 작은 성공, 큰 성공 쌓아가기.

어른이 되어갈수록 와 닿는 말 중 하나는 이것이다.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 물론 모든 구전된 말들에 오류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너무나 자주 들어서 그 중요성을 간과한다든지 실제 실행에까지 옮기지 못하는 말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에서 저런 생각이 난 듯싶다. 삶에 도움이 되는 말들이 그저 '말'로서 끝나버리는 것은 그 말이 적용되는 영역을 확장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일단 무엇에 대해서든 얼마나 짧든 매일 적어보세요. 


얼마 전 글쓰기가 유행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된 조언 중 하나다. 우리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그것을 오롯이 '글쓰기'에만 반영한다. 처음에 시작할 첫 문장 잡는 것도 힘들던 그는 어느새 문단 서너 개를 갖춘 꽤 괜찮은 글을 쓸 수 있게 된 자신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역시 박수를 칠 일이다.)


수능을 표현하는 대표적 수식어는 '통합교과'였다. 국어의 지문이 수학 문제에 녹아들 수 있고, 영어 지문에 과학적 지식이 담겨있을 수도 있다. "국어는 국어야!"라고 사고의 틀을 짓는 사람은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든 구조인 것이다. 


마찬가지 논리를 직장 생활에 적용하고자 한다. 매일 무언가를 써 보라는 조언에서 핵심을 추려 일반화해보자. 이러한 일반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 '통합교과' 사고다. 저 말을 글짓기에만 한정하지 않고 다른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핵심을 추려보자. 그러면 '작은 경험을 축적하라.'는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론이 길었다. 많은 직장인들이 매일의 생활에 힘겨워한다.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글을 쓴다. 직장과 생활을 분리하는 것도 분명 도움이 되는 일이다. 하지만 글을 쓸 때 배웠던 조언을 직장 생활에도 접목을 해 봐서 나쁠 것도 없다.




1. 단순한 경험의 축적


이는 당신에게 자신감을 안겨 줄 것이다. '제가 oo 업무/품목 담당자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단순히 부서장이 당신을 그 업무에 지정했다고 해서 저 말이 흔쾌히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누구나 알 것이다. 누군가 직장에서 나에 대해 물을 때 저렇게 대답할 수 있고, 또는 누군가 회사 대표 번호로 전화를 걸어 해당 담당자를 찾을 때 '접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려면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전문성은 시간과 노력의 산물이다. 시간은 필요 불가결한 요소다. 노력은 효율성 내지는 밀도의 요소다. 효율성이라 함은 남들보다 적은 시간에 동일한 전문성을 갖추게 한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동일한 일을 한 동료보다 더 많은 깊이를 가지게 된 경우엔 밀도가 높다고 하겠다. 만약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노력의 강도를 줄이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면 둘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해당 업무를 진행하며 채운 시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경우의 수를 접했다는 뜻이다. 영업/재무/시스템 등 모든 영역이 마찬가지다. 책으로 배울 수 있는 소스는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진짜 실력을 가르는 것은 예상치 못했던 일들에 대한 대응이다. 그런 경우를 겪었던 사람, 또는 유사한 경험이 있어 이를 대응해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전문가다. 그러려면 일단 역량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조급해하지 말자. 시간은 당신에게 자신감을 안겨 줄 것이다.


시간의 힘은 항상 생각보다 크다.



2. 성공한 경험의 축적


또 옛말 하나를 끌어다 쓰자면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댔다. 성공을 해 본 사람이 성공을 잘 한다. 순환논리처럼 들리겠지만 그렇지 않다. 성공은 도전 없이는 생기지 않는다. 대부분의 도전은 불확실성을 띠고 있다. 그 불확실성은 사업적 확률일 수도 있고, 내 능력을 넘는 범위의 일이라는 뜻도 된다. 어떤 것이든 당사자는 리스크를 안는 셈이다. 


작은 리스크부터 이겨내고 성공으로 이끈 경험을 쌓자. 이런 말을 하면 많이 들리는 푸념은 다음과 같다. "저는 신입이라 발언권 자체가 적어요.", "저는 단순 사무 업무라 뭔가 도전할 거리가 없어요."


사람마다 성공, 도전의 정의를 다르게 내리겠지만 다시 내가 언급한 정의로 돌아가 보자. '내 능력을 넘는 범위의 일'에 덤비는 것도 도전이다. 능력의 범위를 넘는 일이라는 것은 거창한 게 아니다. 보고서 표의 숫자만 채우던 사람이 어떤 영역에 대해 한 문단을 맡게 된다거나, 곧 다가올 또 다른 영업 건에 대비하기 위해 평소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사무처리를 하는 것도 모두 이에 해당된다. 음치인데 야유회 때 노래 한 소절을 부른다거나, 영어를 잘 못하지만 혼자 파견된 출장지에서 발걸음을 내디뎌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우리는 많은 자기계발서가 강조하는 내용을 다른 영역에 접목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도전의 예들을 좀 더 극단적으로 일반화하자면 '평소와 다른 태도(시선)로 업무를 대하는 것'이라고도 말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싫은 사람을 대하는 게 힘들 때 그 사람의 좋은 점만 보려고 노력하세요. 인간관계에서 접한 조언을 업무에 적용하면 안 될 것이 있겠는가. 싫은 업무를 처리하는 게 힘들 때 그 업무에서 비롯되는 좋은 점만 보려고 노력하세요.


많이 겹쳐 쓸 수록 더 진해진다.



3. 극한의 성공 경험


직장 생활에서 극한의 성공 경험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이런 설문을 하면 모두 마음속에 품고 있던 (혹은 드라마에서나 봐 오던) 멋진 일들을 나열할 것이다. 최연소 임원, 1,000조짜리 계약 체결, "홍길동 대리가 있어야 해!"라는 사장님의 요청, 한국 최고의 직장인 멘토가 되어 강연을 하는 모습 등. 뭐 나쁘지 않은 예들이다.


내가 생각하는 극한의 성공 경험은 이거다. '자신의 실수를 이겨낸 경험'. 다시 옛말을 끌어오자면 '결자해지'의 기쁨 정도 되겠다. 자신의 실수를 이겨내려면 두 가지 큰 산을 넘어야 한다. 


1) 자신의 실수를 인정해야 한다. 남이 지적했든 내가 발견했든 무조건 '죄송합니다!'라고 머리를 조아리라는 뜻은 아니다. 정말 실수인지, 실수라면 내가 한 게 맞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자칫 앞서 나가 남들의 희생양이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확인한 결과 내가 한 게 맞다면 깔끔하게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분하거나 눈물이 흐를 수도 있다. 그래도 된다. 어떤 모습이든 핑계 대며 도망가는 사람보다는 100배 멋지다.


만약 그 실수를 계속 추궁한다거나 내 인정을 비아냥 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그 사람이 나쁜 거다. 회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있는 것이다. 내가 나은지 저 사람이 나은지 경쟁하는 곳이 아니다. 


2) 인정한 실수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해결하지 못해도 된다. 모든 실수가 해결 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료를 찾고, 대안을 모색해 보는 과정에 열정을 보여라. 해결해야 하는 그 실수를 마치 당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한 것처럼 여겨도 상관없다. 즉, 해결하는 과정에 죄책감을 달고 있지는 말라는 말이다. 물론 마음은 무겁겠지만 굳이 내색을 하는 게 문제 해결에 도움되지는 않는다.


그 일이 다 끝난 뒤에, 해결이 되었다면 그제야 속 시원하게 털어놓는다며, 해결이 안 되었다면 너무나 죄송하다며 미안한 마음을 털어놓아도 된다. 그 사이 당신과 함께 일한 사람들도 마음이 많이 누그러들었을 것이다. 시간은 많은 것을 해결한다. 하물며 그 사이 당신이 스스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까지 보였는데도 추궁과 핀잔만 주고 있는 상사라면 그 사람이 나쁜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전제는 있다. 회사 전체를 뒤흔드는 실수라면 말이 달라진다. 회사에 따라 용인할 수 있는 정도의 한도는 있음을 자각하자. 그리고 하나 더, 범죄는 실수가 아니다.






힘들어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왜들 그렇게 힘들 걸까? 돌아보면 학창 시절이라고 결코 철없이 즐겁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땐 같은 입장인 친구들이 수 십 명 있었다. 때론 나를 때론 너를 위해 위로를 건네기 적합했다. 


직장에도 동기라는 개념이 있다. 하지만 동기마다 하는 일이 다르다. 학창 시절에 절친했던 친구도, 회사가 달라지면 서로 다른 문화를 느끼게 된다. 위로받을 곳을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위로받을 일 자체를 줄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선배는 선생님이 아니다. 때로 좋은 분들을 만나면 친절하게 가르쳐 주지만, 친절한 선배의 역량이 꼭 좋으리란 보장은 없다. 사람 좋으면서 일도 잘하는 선배를 만나는 것은 로또에 당첨될 확률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겪은 아픔, 자기가 아쉬웠던 순간 등을 개선하기 위해 글을 남긴다. 


자기계발서는 뻔한 말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분명 그런 책들을 보고도 인생에 도움을 얻는 이들이 있다. 한 번은 그런 사람 중 한 명과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명쾌하게 얘기했다. "그 책에서 도움이 되겠다 싶은 것 중 딱 하나만 지켜. 그 하나라도 지키면서 내 삶에 녹아들면 나는 그만큼 나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해."


많은 이들이 불특정 동료를 위해 내민 그 손들이 더 나은 직장 생활을 위한 힘이 되리라 믿는다.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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