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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잡문인 Oct 06. 2019

핸드 드립 커피 배우기

  이전에 ‘핸드 드립 커피 좋아하세요?’라는 글을 SNS에 올린 적 있는데, 이 글을 읽는 사람의 상당 부분이 포털에서 검색해서 읽은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의 검색어는 커피 드립 방법, 핸드 드립 방법, 핸드 드립이었는데, 매일 꼬박 몇 명씩은 글을 읽었다. 아무래도 이분들이 원했던 것은 핸드 드립에 대한 실용적인 글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글을 적게 되었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주위 사람들이 핸드 드립 방법을 물어볼 때면, 가까운 카페에 방문하라고 한다. 카페에 바리스타들이 핸드 드립 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집에서 따라 하라고 한다. 할 수 있다면 핸드 드립을 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으면 더 좋다(실제로 동영상을 찍는 사람이 종종 있다).

  바리스타들은 언제나 손님들에게 응대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물어봐도 좋다. 핸드 드립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집에서 핸드 드립을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러면 아주 간단한 레시피 정도는 알려준다. 그렇게 레시피를 듣거나 동영상을 찍었다면, 흉내 내면서 커피를 내리면 된다. 그리고 혹시나 내가 내린 커피가 잘 내렸는지 모르겠다면, 그 카페에 가서 핸드 드립 커피를 마셔보고 비교해보길. 그렇게 배워가면 된다. 내가 집에서 마시는 커피니까, 너무 잘하려고 할 필요도 없고, 완벽하게 따라 할 필요도 없다. 적당히 방법을 알았으면, 흉내만 내면서 마시면 그만이다. 

  그런데 한 가지 유의할 점. 집에서 핸드 드립 하는 커피는 꼭 그 카페의 원두를 구매하고, 분쇄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니. 레시피도 물어보고, 핸드 드립 하는 동영상도 촬영해갔으면서, 원두는 왜 안 사는 거야? 대체 뭐 하자는 건지. 기본적인 매너도 없고 말이야.” 하고 바리스타가 투덜대기 때문이라는 말은 거짓말이고, 각각 카페마다 추출 레시피에 따른 분쇄 굵기와 방법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 카페에서 원두를 구매하고 분쇄하는 게 기준을 잡기에 좋다.


  유튜브나 인터넷에도 다양한 핸드 드립 방법이 나와 있지만, 카페에 가서 직접 보고 따라 하면서 배우는 걸 추천한다. 만약에 카페에 핸드 드립 원데이 클래스 같은 게 있어서, 배워 볼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지도. 그런데 만약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나는 적당히 집에서 핸드 드립 커피만 내려 마시고 싶을 뿐인데요.”라고 말한다면, 으음. 뭐, 정답은 없습니다. 모든 건 각자의 자유입니다.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바리스타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는 것입니다.

  그나저나 집에서 핸드 드립을 하겠다니요. 번거롭게 왜 물을 끓이고 주전자를 휘이 돌리면서까지 커피를 마시려고 하는지. 그냥 적당히 자동 커피 머신을 사용하는 게 편하지 않을까요. 주전자 돌리는 에너지를 조금 더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소비하는 게 훨씬 좋지 않을지. 예를 든다면, 강아지를 산책시킨다거나, 목욕을 시킨다거나 뭐 그런 거 말이죠.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농담입니다. 

  편리한 자동 커피 머신도 좋지만, 핸드 드립은 자동 머신에서 느낄 수 없는 근사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렇죠? 저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집에서 핸드 드립 커피를 마십니다만. 굉장히 매력적인 취미입니다.

  그나저나 얼마 전부터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산책시키고 목욕시키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더군요. 차라리 핸드 드립을 하는 게 더 편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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