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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구마깡 Aug 11. 2023

보이지 않는 여자들 리뷰

데이터에서 사라진 그녀들

2019년 Financial Times 올해의 책. 읽으면 남자들도 납득이 갈 수밖에 없는 페미니즘책이 나왔다.

저자는 사회, 정책, 직장, 일상생활 그 속에 숨어있는 여성들에 차별을 데이타로 파악했다. 아니 오히려 데이타의 부재로 인한 파악이라고 해야겠다. 계획 당시 디폴트를 자연스레 남성이라 생각하고 여성에 대한 데이터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곳에서 사고가 일어난다.

✏ 밤사이 눈이 쌓이면 제설작업을 차도부터 한다. 그리고 인도 작업은 대개 늦게 하거나 아예 안 할 때도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여성들이 고스란히 받는다. 아이 등하교길, 장보기, 노인을 병원까지 데려다 주는 일들은 여성들이 주로 한다. 그리고 제대로 안 치워진 눈길 위에서 여성들은 넘어지고 다친다. 교통 관련 공무원들은 대부분 남성들이다. 그중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담겼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 의료/제품 안전성 테스트에서도 여성의 복지는 고려되지 않았다. 자동차 충돌시험에서 여성은 작은 남자 마네킹으로 간주되고 테스트된다. 하지만 여성의 골밀도, 신체비율은 남성의 그것과는 다르다. 임산부는 더더욱 다르다. 결과적으로 자동차 사고에서 여성 운전자가 더 많은 피해를 받는다.
발기부전에 관한 논문은 생리통에 대한 논문보다 5배 많다. 비아그라가 생리통에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아는가? 근데 왜 생리통 치료제로는 인증되어 나오지 않았을까? 생리통까지 고려하면 인증 기간이 길어지거나 부작용 발견 시 판매가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이익과 남성의 발기 때문에 여성들이 한 달마다 마주쳐야 하는 고통은 눈감은 것이다. 약물 테스트 단계에서 여성 테스터들이 많지 않은 점도 문제이다. 여성호르몬이 테스트에 방해가 된다는 게 그 이유인데, 이 때문에 시판되는 약은 여성들에게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다.

✏ 복지에서도 여성은 배제된다. 결혼하면 여성들은 출산, 육아 때문에 보통 퇴사를 하고 파트 타임을 한다. 근데 연금 설계는 정규직으로 오랫동안 일한 사람들을 위주로 설계됐다. 이들은 주로 남자들이다. 그 때문에 여성들이 파트 타임 여러 개를 하여 수입이 충분한데도 연금설계에서 인정이 안 된다. 결과적으로 여성들이 노년에 더 적은 연금을 수령하게 된다. 집에서 무상돌봄노동을 수십 년간 했지만 그 결과는 여성들을 가난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든다.

통계에서 샘플링 중 가장 중요한 점은 표본집단이 모집단, 즉 전체를 제대로 대표하는 가이다. 위와 같은 사례를 보았을 때 우리의 사회정책은 인류의 반을 제대로 돌보고 있는 것일까? 한국은 어떨까? 당장에 경단녀나 싱글맘에 대한 데이타는 얼마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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