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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호사 G씨 Jul 02. 2024

내 질투에서는 썩은 내가 나

나만 삐뚫어진 욕심쟁이 이기주의자 같이 느껴질 때

왜, 그냥 누가 너무 부럽고 그 사람이 듣는 칭찬이 거슬릴 때 있지 않는가..!

지난 며칠은 그놈의 거슬림으로부터 시작된 온갖 짜증과 시기 질투를 마음 안에

꾸역꾸역 꾸겨두고 새어 나오지 않게 여매느라 바빴던 날들이었다.





가난하고 괴팍하고 깡마르고 볼품도 없으면서
날 초라하게 만들어서 싫어
질투나게 만들어서 싫어
너처럼 되고 싶은데 너처럼 될 수 없으니까
미워할 수밖에 없어
그래서 냄새가 나는 거야
내 질투에선 썩은 냄새가 나




내가 정말 애정했던 드라마의 명대사다. 

상황이 어려워도 씩씩하게 불평 없이 묵묵히 살아가는 윤선배를, 강이나는 질투한다.

똑같은 상황에서 회피가 아닌 직면을 택하고 그저 감내하고 있는 윤선배를 보면서

자신이 그런 선택을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핑계와 변명을 모조리 삼켜버릴 수 밖에 없으니

강이나는 부끄러웠을 것이다, 후회스러웠을 것이다, 

돌아온 길을 되짚어갈 수 없어 소름끼치게 자신이 싫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현재를 부정하는 건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니, 

강이나는 그저 윤선배를 미워하는 수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이나의 말이 너무나 공감이 된다.





나는 사람들이 온갖 칭찬을 쏟아내는 그 사람이 밉다.

뭐 어디까지 동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무한한 찬사가 버겁다.

쟤는 성격이 너무 좋다, 쟤는 너무 예쁘다, 쟤 남자친구는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둥

지난 며칠간 그 사람의 칭찬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내 두 귀는 이제 너무 질려버렸다고 한다.




그래, 내가 미운 게 뭘까?

나는 그렇게 사람들 말마따나 예뻐 죽겠고, 성격이 너무 좋고, 남자친구까지 완벽한 그 사람이 미운걸까?

아니면 그런 칭찬을 듣지 못하는 나 자신이 미운걸까?

아니면 나를 알아봐주지 않고 나에게는 칭찬을 해주지 않는 사람들이 미운걸까?

생각하다보니 적당히 다 미운 것도 같다.





그래, 다 알겠다구! 

그 사람이 그렇게나 대애단한 거 알겠다구

근데 좀 적당히 하면들 안되겠니??

라는 내 속마음은 찌질하고 좁디 좁은걸까?

남의 칭찬에 질려버려서 죽은 사람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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