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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맘대로 Aug 23. 2024

뒷담화의 원리

사람들의 모든 반복적인 행위, 특히 중독적인 행위에는 뇌 속 호르몬과 관련된 이유가 숨어 있다. 뇌 속 행복 호르몬의 부족이 오래 지속되거나, 행복을 느끼는 뇌 속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우리는 쉽게 불안해지고, 짜증과 신경질이 나며, 타인에 대한 분노가 자주 일어난다. 이것은 경쟁자를 물리쳐서 더 많은 자원과 더 좋은 짝을 차지하도록 진화한 뇌의 기제로 추측된다. 내 불안과 불행의 원인을 경쟁자들에게 내 몫을 빼앗겼기 때문이라 여기는 기작은 한편으로 꽤 현실적이다. 


그래서 이 때 남을 무시하거나 비웃고, 뒷담화하는 행동을 한다. 이를 통해 잠재적 경쟁자 혹은 내 몫을 위협할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공격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이같은 행동들은 작은 쾌감을 준다. 행복 호르몬이 말라버린 뇌에 이같은 행위들로 인해 느껴지는 쾌감은 단비와 같아서, 반복되면 점점 여기에 중독된다. 연예인이나 유명 유튜버 등등에 악플을 다는 사람들, 커뮤니티에 누군가를 비난하는 글을 잔뜩 올리는 사람들, 주위 사람들에게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는 사람들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무시하고, 비웃고, 뒷담화하는 행동은 잘못된 행동인가? 글쎄, 이것 역시 엄연히 진화해 온 우리 뇌의 적응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뒷담화가 사람들이 스스로의 명성을 의식해 좀 더 집단에 협조적으로 행동하게 만들고, 성적으로 더 우수한 짝을 골라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진화심리학적 연구가 있다. 

다만 그것이 수단이 아니라 목표, 즉 중독적 쾌락을 일으키기 위한 최종 목적이 되면..점점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아서 점점 더 행복 호르몬이 고갈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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