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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유동 May 06. 2024

인지 및 신경 메커니즘의 세심한 해설

데이비드 바드르,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 해나무, 2022.


"인지조절 문제는 복잡한 세계에서 지식과 행동의 간극에 다리를 놓는 것이다."


인지신경과학자인 저자는 생각과 행동원리에 관심 있는 일반인에게 인지조절이란 무엇이고, 인간이 뇌에서 생각하는 것들을 어떻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 알려주려고 이 책을 썼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인지조절이란 무엇이고, 어떤 진화적 배경 속에서 유래했는지 소개한다. 우리가 커피 내리기 같은 목표를 정할 때, 뇌는 그 목표에 도달하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행동들을 어떻게 계획하고 수행할까? 인지조절은 이러한 과정을 설명하는 신경 메커니즘이다. 저자는 인간의 인지조절 시스템이 범용적이며, 이런 메커니즘 덕분에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진화적으로 내장된 프로그램이 없는 과제들도 상상하고 실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반부에서는, 인지조절 기능의 토대를 이루는 인지 및 신경 메커니즘을 소개한다. 인지조절 체계에는 안정성(장기기억)-유연성(정보처리)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기억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이 있음을 밝히고, 복잡한 환경에서는 우리의 행동조절을 체계화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위계 규칙을 만들어 낸다고 설명한다.   

  

후반부에서는, 인지조절이 우리의 일상에서 어떻게 기능하는지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본다. 먼저 인간이 멀티태스킹에 약한 이유를 밝히고, 바라지 않는 행동이나 바라지 않는 생각을 스스로 중단하는 문제를 논의한다. 또한, 우리가 조절계를 통해 어떻게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원하는 목표와 싫어하는 수단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는지 알아보고, 인지조절이 어떻게 기억에 작용하는지 살펴본다.

 


나는 ‘데이비드 바드르’가 쓴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가 인지조절 이론에 관심 있는 일반인에게, 뇌에서 생각하는 것들이 어떤 신경 메커니즘을 통해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알려주는 유익한 책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첫째, 인간의 인지조절 시스템이 생존을 위해 진화했으며, 어떠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는 범용 시스템이라는 점을 깔끔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인지조절 그 자체만 설명했다면 아쉬움이 남았겠지만, 생존을 위해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과 행동절차를 구성하는 능력의 결합으로 인간의 인지조절 시스템을 설명하는 방식이 매력적이다. 이러한 설명은 인간이 상상을 어떻게 실제로 구현해 내며, 미래를 기초로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가에 대한 개념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둘째, 인지조절의 위계 구조에 대한 설명이 인상 깊기 때문이다. 흔히 행동이란 몇 개의 세부 행동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인간의 뇌는 어디로 가거나 어디서 왔는지 전혀 모르는 채 하나의 하위 목표에서 다음 하위 목표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정적인 체계가 아니라고 말한다. 즉 행동의 위계적 질서가 있다는 것이다. 상위에는 추상적 행동목표가 있고, 하위의 구체적 행동목표가 있다. 추상적 행동목표는 우리가 최종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된다.     


셋째,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각 장의 시작은 접근하기 쉬운 사례로 시작하고, 이어서 문제를 제기하며, 이론과 실험결과를 소개한 다음 시사점과 결론을 제시해 준다. 독자를 위한 세심한 노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제시하는 실험결과를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저자가 쉽게 설명하고자 여러 가지 사례를 이용하지만, 세부 근거를 제시하는 부분에서 전문적인 용어 많이 나오고 전공자가 아니라면 실험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뇌 과학에 관심 있는 나조차도 따라가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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