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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기 Dec 30. 2020

2020년 결산

한 아이의 아빠가 된 2020년

코로나 19로 인하여 평소와는 달랐던 한해였던 2020년도 하루가 남았다.

2020년에 의미가 있던 일들을 남겨보고자 한다.


1. 법무법인 단비 설립


 개인법률사무소를 운영해오다가 지난해 말부터 마음이 맞는 변호사님들과 법인 설립을 준비하여 올 초에 법무법인 단비를 설립하였다. 설립하자마자 코로나 19가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하고, 1년 내내 지속이 돼서 유의미한 신규 영업 활동은 거의 하지 못하였다. 그래도 기존에 자문을 맡기던 기업들과 사건을 맡기던 분들로 인해서 설립 첫 1년을 잘 버텨낸 것 같다. 내년이면 7년 차 변호사이고, 개업은 6년 차인데 6년 내내 버티고만 있는 것 같다. 부디 내년에는 한 단계 성장하는 법무법인 단비가 되기를 바래본다. 이제 버티는 것은 지겹다.


2. BNI 썩세스 챕터 런칭


 '변호사가 아닌 사업가가 되자.'라는 마인드를 배우기 위해서 비지니스 모임인 BNI에 가입하였고, 영등포 지역의 신규챕터인 썩세스 챕터를 런칭하였다. 현재 챕터에는 빌딩중개, 변호사, 지식산업센터 분양, 행사기획, 법무사, 변리사, 세무사, 손해사정사, 노무사, 개인보험, 법인보험, 농협은행 지점장님 등 각 분야의 대표님들이 함께 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각자의 사업을 키워나가면서 서로 협업하는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재미있는 것 같다. 부디 내년에는 챕터의 멤버도 늘어나면서 챕터 대표님들의 사업과 내 사업이 함께 성장해나가기를 기원한다(혹시 본인의 사업을 함께 키워나가길 원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제게 연락주세요).

 BNI와 사업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변호사가 아닌 사업가'라는 꼭지로 글을 써보아야겠다(부디 쓸 수 있기를).


3. 이사

 

10년 정도 살았던 목동 집에서 나와서 녹번역 인근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지난 6월에 갑자기 재건축 대상 아파트 실거주 2년 요건이 생기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집 명의자이신 부모님께서 실거주를 하시러 지방에서 목동으로 올라오셨고, 우리는 1달 반 만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구해서 나오게 된 것이다.

 처음으로 발품을 팔아서 전셋집을 구하는 과정이 어렵기는 하였지만, 그동안 모았던 돈과 전세보증금 대출을 받아서 서울에 신축 아파트 전세를 살게 되었다(다행히도 전세난이 발생하기 전에 집을 구해서 이사를 할 수 있었다).

 이번 이사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왜 난 진작 집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나였다. 목동 집에 계속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부모님이나 친구들, 사회에서 만난 이들이 청약이나 집을 산다는 이야기를 할 때 너무 관심이 없었다. 이후 청약 공부도 하고, 청약도 열심히 집어놓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부디 지금 집에서 사는 기간 동안에 청약이 되면 좋겠다. 아니, 내년에는 부디 청약이 되기를 기원한다.


4. 힘들었던 신앙생활


 작년에 청년 성서모임 센터 부서원을 그만두면서 그래도 성서모임에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신앙생활을 잘해나가야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창궐하면서 사순시기와 부활절에 성당에서 미사를 드릴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되었고, 미사에 나가서 성체를 모실 수 없게 되자 내 신앙생활도 엉망이 되었다. 그 이후에는 거리두기를 하면서 미사가 재개되었으나 임신한 짝궁과 아이의 안전을 염려해서 나가지 못하면서 1년이 지났다. 결국 연말에는 또다시 거리두기로 성탄미사를 온라인으로 하게 되면서, 부활과 성탄 미사 모두 성당에서 드릴 수 없던 모두에게 슬펐던 해였던 것 같다.

 부디 내년에는 코로나가 사라지고, 다시 미사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청년 성서모임 연수도 다시 해서 아이와 짝궁과 함께 꼭 연수 파견미사에 가서 뜨겁게 찬양하고 미사 드리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도해야겠다.


5. 골프


 오래전부터 골프를 배워야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으나 실천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올해 골프를 배워서 처음으로 필드에도 나가보았다. 몇 번 더 나가보고 싶었으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시간이 부족해서 더 나가보지는 못했다. 연습장도 코로나 때문에 거의 가지 못했다. 그래도 올해는 기본을 배우고, 장비를 사고, 필드에 나가봤기에 내년에는 더 열심히 연습을 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되면 좋겠다.


6. 출산과 양육


 올 초 짝꿍이 임신을 하게 되었고, 36주 정도 엄마 뱃속에서 건강히 지낸 딸이 태어나고 잘 크고 있다. 출산을 위해서 짝궁이 병원에 입원해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진통을 겪고, 출산하고, 탯줄을 끊고, 아이를 처음 안아보았던 그 시간들은 아직도 생생하다.

 딸이 태어나면서 내 삶의 많은 것들이 바뀐 것 같다. 이전까지는 내가 어떻게 살고 싶고, 무엇이 되고 싶다는 것이 큰 사람이었다면 딸이 태어나게 되면서 좋은 아버지로서 딸이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을 하게 된 사람이 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내 아이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모든 사람도 자기 부모에게는 너무 소중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잘해주려고 노력한다.

 또한, 부모가 되어보니 부모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지금 말도 못 하고 걷지도 못하는 작은 인간에게 나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은데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정말로 좋은 것을 주고 싶으셨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살아오며 부모님과 있었던 갈등들이 떠올랐고, 나의 행동들에 의해서 부모님께서 티는 안 내셨지만 상처를 많이 받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효도를 하고 싶지만 이제는 부인에 자식까지 있기에 이전처럼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현실도 조금은 슬프다. 그래도 아직 건강하시기에 우리 가족과 동생 가족과 부모님이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


7.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


 올해는 유난히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다. 자꾸 페이스북에 태극기 정부 욕, 대통령 욕하는 사람들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고, 스트레스를 받을 바에야 그냥 저 사람들 보지 말자라는 생각에 SNS 친구 삭제를 해버렸다(그랬더니 친구 삭제된 것은 어찌 알았는지 실제로도 연락이 안 온다). 뿐만 아니 라 오래 된 친구와 싸우고, 그 친구와도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기도 하였다(https://brunch.co.kr/@seungkivincent/36).

 30대 후반에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한다는 것이 우습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서 나 자신을 바라보고,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나갈 수 있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8. 결산


 글을 남기고 보니 2020년에는 코로나가 최대 화두였고 그로 인하여 많은 변화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2020년의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고 싶다는 이 마음을 잘 간직하고,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넓은 마음으로 품어주고 도와주어야겠다.

100일 사진을 찍고 있는 아이를 웃기기 위한 아버지의 필사적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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