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 꿈을 포기하고 안주하게 될까

꿈을 꾸지 않기로 한 삶의 심리

by 예원

꿈꾸는 자와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사람 중 누가 더 행복할까.
질문만 놓고 보면,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더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 심리학자 에드 디너의 행복의 공식 “행복 = 가진 것 ÷ 원하는 것.”에 대입해 보면, 꿈이 클수록 현실에 대한 만족도는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가진 것에만 만족하고 더 이상을 꿈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과연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어렸을 적 어머니는 나에게 “가진 것에 비해 욕심이 많다”라고 자주 하셨다. 그럼에도 그 욕심들 덕분에 어렸을 적부터 새로운 것에 도전해 봤다. 여러 시도를 해봤고, 시도한 만큼 실패도 많이 했다.
작은 실패에는 ‘괜찮아, 다시 하면 되지’라며 금세 털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인생에서 몇 번 찾아오는 큰 실패 앞에서는 달랐다. 계획이 무너질 때마다, 마치 내 존재 자체가 부정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고 나면 허탈함과 좌절감 속에서 ‘그냥 더 이상 열심히 살지 말자’라고 마음을 닫고 싶어졌다.

꿈을 꾸며 삶에는 반드시 실패가 따라온다. 실패 없이 욕망만 충족되는 삶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실패의 유무가 아니라, 그 실패를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있느냐이다. 도전하는 과정에서 목표에 닿지 못할 수는 있어도, 그만큼 나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이전과는 다른 위치에 서게 된다. 적어도 한 발짝은 앞으로 내디딘 셈이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용기가 부족한 사람일수록 꿈을 크게 꾸지 않는 건 아닐까. 상처받지 않기 위해, 차라리 처음부터 바라지 않는 쪽을 택하는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면 실망할 일도, 실패할 일도 줄어든다.
하지만 살면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내 꿈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꿈이 없다고 해서 꼭 잘못된 건 아니지만, 혹시 진짜 원하는 것을 감추기 위해 “난 그런 거 안 바라”라고 말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안주하는 자에게는 미래가 없다”라는 말은 이루고 싶은 것이 분명히 있는데, 용기를 내기가 두려워서 스스로 욕심을 지워버린 척하는 사람에게는 해당될지 모른다. 속으로는 간절히 바라면서도 겉으로는 “사실 나는 저걸 원하지 않아”라고 말하고 있다면, 그건 진짜 만족이라기보다 실패가 두려운 마음이 만든 방어막일 가능성이 크다.
그럴 때는 지금의 평온이 진짜 안락함인지, 아니면 도전을 피하기 위한 임시 피난처인지 스스로 점검해봐야 한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우리는 매일 작은 선택을 한다. 실패하더라도 계속 도전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현재에 만족하는 대신 더 나은 삶을 향한 노력을 내려놓을 것인지.

어떤 선택도 절대적 정답은 없다. 다만 나에게 계속 묻고 싶다. 나는 지금, 욕심을 줄여서 행복한 걸까.
아니면 행복한 척하며, 실은 용기를 아껴 쓰고 있는 걸까.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