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대하여

완벽한 하루보다, 오늘이 내 손안에 있다는 감각

by 예원

“고통은 대부분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할 때 생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라.” - 스토아 철학

하루에 계획한 일이 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괜히 불안해진다. ‘오늘을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건 완벽한 하루라기보다, '오늘이 내 통제 안에 있다'는 안정감 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는 작은 행동에서부터의 '통제감'을 갖는 것을 중요하게 말한다. <타이탄의 도구들>에서는 타이탄들 대부분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불부터 정리를 한다고 한다. 눈을 뜨자마자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하나 해내며 하루의 시작을 내 손 안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이런 작은 성취는 또 다른 작은 성취를 부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운동을 열심히 한 날에는, 괜히 야식을 먹기가 아깝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모든 것을 내 통제 아래 두려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오히려 정신적인 고통이 커질 수 있다.
완벽주의자가 심리적으로 힘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든 것을 내 통제 아래 두고 완벽하게 해내려다 보니, 현실과의 간극에서 끊임없이 불안과 자책을 겪게 된다. 완벽함이라는 목표는 애초에 도달할 수 없는 지점인데, 그 기준을 내려놓지 못하는 탓이다.

나 또한 일할 때 혹시라도 실수가 있지 않을까 싶어, 기한이 다가와도 계속 붙들고 있는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늘 시간이 모자랐고, 자연스럽게 야근이 잦아졌다. 일에 쏟는 에너지가 커지는 만큼 운동이나 취미 같은 나를 위한 시간은 줄어들었다.
타인의 평가, 타인의 생각과 행동, 결과처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집착하다 보면 그만큼 나를 위한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건 균형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어느 정도에서 멈추고 “이 정도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 줄 필요가 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도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있다. 아침에 이불을 갠다거나, 오늘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하나를 먼저 끝내는 일처럼,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

완벽한 하루를 통제하려는 대신,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하나씩 해내 가는 것. 결국 내 삶을 조금씩 바꾸는 힘도, 그런 '작은 해냄'들로부터 시작한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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