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
나 스스로 경단녀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았지만, 가끔 자기 효능감이 바닥을 치는 날에는 그냥 아무 말이나 하게 된다.
커리어 테크, 커리어 아이덴티티,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장기적인 커리어 패스를 생각해보고 있는 요즘, 끝이 보일 거라 생각했는데 다시 또 터널 속을 지나는 느낌이다. 하루 걸러, 오늘은 이 길로 가야겠다고 생각하다, 내일은 이게 좋을 것 같다고 고민만 백번 하는 나, 다중이인가?
귀도 엄청나게 얇아서, 어떤 정보를 들으면, 오! 그래 바로 이거다 하면서 미친 듯이 파고들었다가, '아 별로네?' '이건 아닌 것 같군'이라는 결론을 스스로 내버리고, 다시 제자리로. 무슨 커리어 고민의 카오스 속에서 혼자 발버둥 치는 느낌이다.
나는 역시 집에서만 있을 스타일은 아니라며 열심히 재취업 자리를 알아보며 여러 회사의 채용공고를 기웃거리다, 지원할 타이밍이 오면, 자신감이 떨어진다. 아이는? 내가 다시 일할 수 있을까? 좀 있으면 방학인데, 그땐 어쩔 건데? 나이도 많고, 어린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으려나? 머리도 굳은 것 같고, 오만가지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를 잡아 삼키는 것 같다.
그래, 내 주제에 지금 재취업은 오버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럼 내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창업에 대해서 알아볼까? 회사원도 자신 없는데, 창업, 1인 기업을 내가 운영할 수 있으려나?
비슷한 커리어 고민을 하고 있는 넥커스카페 멤버들에게 얻고 있는 정보의 양이 어마 무시하다. 여러 가지 창업 재취업지원 서비스들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온라인 무료 교육들도 다양하고, 내가 마음만 잘 먹으면 얻을 수 있는 양질의 강의가 수두룩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오락가락 갈팡질팡 하고 있는 나만 늘 문제다.
이런 나를 인정하며, 잘 다독여가며 나만의 커리어 아이덴티티를 잘 찾고 싶다. 커리어 테크, 커리챌(위커넥트에서 진행하는 '커리어리스타트챌린지') 약발이 떨어진 건가. 다시 우울해지지 말고, 6월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프로젝트들! 파이썬, 매일 글쓰기, 영어공부, 미라클 모닝 등 다시 열심히 해봐야지. 하루 반짝 에너지 넘치다가, 하루 다시 축 쳐지고, 내 꼴을 보고 있으니 삼각함수 그래프가 떠오른다. 주기적으로 요동치는 사인, 코사인 그래프, 탄젠트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이냐며?
어제 아침에 EBS 방송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 삶이 너에게 레몬(시련, 어려움)을 준다면, 레모네이드(기쁨)를 만들라는 은유적인 표현인 것 같다.
난 레몬을 좋아한다. 그 새콤하고 알싸한 신 맛을 사랑한다. 대학생 때 참가한 영어캠프에서 레몬 먹기 대회도 나갔었다. 물론 8개 정도? 밖에 못 먹었지만,
그래도 암튼 난 레몬 러버다. 레몬을 이렇게 사랑하지만 인생이 나에게 레몬과 같은 시련을 준다면, 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버릴 것이다.
지금 이렇게 고민하고 방황하는 시간들, 내가 보잘것없어 보이고 한심해 보이는 순간들, 부정적인 생각에 잠식되지 않고, 한 걸음 한걸음 꾸준히 나아가야지. 탄산수와 레몬청이 한가득 있는 냉장고를 열어서 토요일 아침, 레모네이드 한 잔 시원하게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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