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에게 보내는 열 번째 편지
벌써 7월이야!
이런 말 하면 좀 소름 돋긴 하는데, 정말 이젠 2023년의 반이 지나갔어. 시간 참 빠르다 그렇지? 한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온 지 아직 이틀 밖에 안돼서 시차적응도 잘 안된 거 같아..졸려. 하지만 월 초가 주는 묘한 설렘과 긴장감이 이렇게 언니에게 편지를 쓰게 만들었으니... 오히려 좋아!
오늘은 남편이랑 오랜만에 함께 하는 주말이었어. 언니도 알겠지만 이번 주는 미국 독립 기념일을 앞두고 있어서 평소보다 긴 주말이야. 누군가는 이 시간을 못다 한 쉼으로, 또 누군가는 나들이와 여행으로 채우고 있겠지. 우리 부부도 이번 주말을 통해 그간 떨어져 있던 한 달간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꿀 수 있을 것 같아. 또 한편으로는 내게 일상으로 돌아오게 끔 숨 돌릴 틈을 주는 폭풍전야의 시간을 주는 거 같기도 하고!
오랜만에 남편이랑 장도 보고, 미뤄왔던 세차도 하고, 동네 도서관 등록도 하고 왔어. 별로 특별할 건 없었는 데도 시간이 정말 빨리 가더라! 남편이 당장 다음 주부터 다시 바쁜 학교 생활로 돌아가면 그때 부턴 정말 내가 주부로써 남편 도움 없이 내 몫을 해야 할 텐데.. 알다시피 난 요리가 서툴러서 내색은 안 했지만 초 긴장 상태야. 막상 하면 또 실력도 늘고 자신감도 붙겠지? 이번 기회에 아주 제대로 머릿속에서만 구상하던 완벽주의 성향을 내려놀 수 있게 될 거 같아. 요리뿐만 아니라 남편의 공백도 스스로 잘 메꿔 시간을 잘 보내야 할 텐데 말이야.
사실 그래서 장도 보고 동네 도서관을 냅다 등록하고 온 것 도 있어. 냉장고를 어느 정도 채워가야 부족한 게 뭐가 있을지 나중에라도 보일 것 같았고 (그리고 당장 해먹을 재료가 필요했던 단순한 이유였기도 하고), 도서관은 뭔가 갈 곳과 해야 할 것을 만들 구실을 주시 위해서였어.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아니지만, 도서관이 주는 그 몰입과 조용히 열정적인 분위기가 좋거든. 뭔가 나도 매일 도서관에 가다 보면 책도 조금 더 많이 접하고, 열심히 인 사람들 틈에서 뭐라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음 편지엔 내가 왜 도서관 등록을 하게 됐는지 한 달 동안 한국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차차 풀어볼게 :)
언니의 하루는 어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