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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먕냥냥 Jan 20. 2024

한스 기벤라트는 왜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가.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에서>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인 「수레바퀴 아래에서」

1906년에 발표된 책임에도, 지금 우리 현실의 교육 실태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명작인 이유가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의 청소년 시절을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스가 남들이 만들어준 목표를 따라 살고, 이후 그 목표를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부분에서 크게 공감했다. 내가 원해서 품었던 꿈이지만, 현실의 벽에 크게 부딪힌 후 느꼈던 자괴감과 절망은 한스가 갈등하고 고뇌하는 모습과 같았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 나니, 한스처럼 나도 '남이 원하는 목표를 따라 가졌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더 쉽게 무너졌고, 더 쉽게 포기하게 된 것 같다.  


구둣집 아저씨와 아우구스트를 제외한 모든 인물들은 헤르만 헤세를 사회에서 인정할만한, 모두가 우러러보는 자리에 오르게끔 채찍질하는 사람들로 나온다. 아무도 헤세의 생각,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사회의 틀에 맞춰 명예를 가질 수 있는 길로 한스를 끌고 가기 급급했다. 결국 한스는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던 것들 (토끼, 낚시 등)을 버리고 주변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맞춰 살았다. 그리고 끌려감에도 자신이 인내하고 노력하는 것에서 오는 우월감을 보상으로 버텼다고 생각한다. 우월감은 잠깐의 보상일뿐, 주변에서 요구하는 것들로 부터 항상 스트레스 받았고 만성두통을 달고 살았다. 남이 만들어준 희망, 목표는 순간의 우월감 보다 더욱 허망하고 의미 없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는 교육의 현실과 한계를 작품을 통해 비판하고 있지만, 어떠한 시스템이든 장,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어떠한 시스템이든 그 안에서 희생양은 언제든 생겨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하일러처럼 어떤 환경 속에든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지킬 줄 아는, 누군가의 손가락질을 받아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자신감과 자기 효능감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하일러가 작품 속에서 한스의 좋은 친구로 나왔다고 할 수 없지만, 하일러의 자신감과 패기는 인정할만하다.




1) 유년기 (참고 버티는 시기)

- 모든 이들의 기대에 맞춰 순응하는 아이, 오직 우월감을 느끼며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참고 외면하며 자란 아이로 성장


2) 학령기 (신학교에 다님. 혼란기)

- 자유로운 친구를 보며 자신의 길을 읽어버림 신학교 시절을 잘보내지 못하고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걸림     

- 자신의 마음과 생각대로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유일하게 행한 것 : 하일너의 친구가 되는 것! 하지만 하일너가 퇴학을 당하며 자신의 줏대대로 행동하고 생각하는 법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함


3) 청년기 (혼란 + 장애 극복 실패)

- 자신이 꿈꿨던 삶과는 거리가 있는 삶을 접하며 그 나름의 노동과 휴식의 즐거움을 느낌(새로운 삶에 적응, 새로운 것 시도. 술 진탕먹고 놀아보기 등) 

- 우월감에 도취되어 보이지 않았던 직업들만의 긍지를 느끼며 자신의 직업에도 새로운 의미와 긍지를 느낌.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주시험을 통과한 기계공이네” 라는 말들, 실패자라는 생각으로 한스에게 주는 낙인감, 한스 스스로 느끼는 실패감과 자괴감 등을 이기지 못함. 왜냐하면 한스는 기계공이라는 길을 들어섰음에도 그것 또한 자신이 원하던 것이 아니기 때문임. (새로운 직업은 잠시 한스를 환기시키는 역할만 했을 뿐..) 

- 에마는 한스가 금기시 여겼던 것 중 하나인 요소 (여자(미지의,금단의것))였음. 성인이 되었지만 그동안 자신의 욕구나 마음을 스스로 파악하고 바르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한스는 소심스래 마음을 내놓지만 에마는 진심이 아니였고, 한스는 큰 거절감을 느낌. 이 과정을 보면서 한스의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부분에 장애가 생겼음을 느낌 (이성을 통해 느끼는 좋은 감정 = 괴로움으로 느낌 / 주변 사람의 눈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줏대있게 표현, 자신 있게 행동하는 법을 못 배움, 어떠한 감정도 자신의 의지대로 느끼지 못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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