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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구 Jul 31. 2020

산과 바다

COVID-19, 나의 취미 생활 (new)

2020 절반이 지났다.

진짜, 이렇게 한 해의 절반이 흘렀다. 



4월에 이미 서핑 캠프를 발리로 다녀왔을 테고

(분명 이번에 엄청 늘었을 거야...)

다음 9월 티켓을 결제해놓고 드릉드릉하고 있었을 텐데.

그것도 모자라 매주 송정과 양양 바다를 다녔을 테고.


답답하다.

1년째 이어지는, 끝이 안 보이는 개편.. 까지.



*


나 역시 일상에서의 다양한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회사 생활의 원동력을 얻는 타입인데

아무런 활동 없이 일상을 보내니 모든 것이 힘들다.


아침마다 수영을 했고,

월수금은 점심에 필라테스도 하며 건강한 일상을 보냈는데

집콕하며 홈트나 하려니 넘나 답답한 것.

(일단 홈트는 집중이 안돼.. 시켜줘야 잘하는 타입...)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인 2월,

운동삼아 가까운 산에 가야겠다 싶어서

등산 소모임을 하나 가입했다.


혼자 시작했을 법도 한데, 산에 혼자 가는 것은 쩜 무서웠다.



마침 청계산 일정이 있어서 참석을 하기로 하고,

주말 아침 청계산 입구로 갔다.

많은 등산객이 있었다.

소모임 구성원들을 만나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스트레칭을 한 후 등산을 시작했다.

운동을 1도 안 했으니 초반부터 숨이 가빠졌다.

와.. 힘들어!!!!!! 



*


초중딩 때 가끔 관악산을 갔었는데, 그 시절부터 난 등산이 싫었다.

재미도 없고, 힘들기만 하니까.


성인이 돼서도 등산은 나와 다른 세상 이야기였는데,

제주 여행 중 만난 여자분이 한라산 등산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주셔서

담날 일정 다 취소하고 혼자 한라산을 간 적이 있었다.

(탐스 신고.. 정말 멋모르던 20대... 바보...)

와 한라산은 정말 좋았는데

등산은 역시나 싫었다 ㅋㅋㅋ

그때 내 후기는; 살면서 한 번은 가볼 만 하지만, 다신 안 해.

그게 나의 마지막 등산... 



*


어쨌거나 오랜만에 한 운동이라 더 힘들었다.

내려오는 길에는 긴장이 풀렸고 운동화 신고 쫌 빠르게 내려온 탓에

네 개의 발톱에 멍이 들었다.


그 날 저녁 나는 장비빨이 필요하다며 등산화를 결제했다.







코로나 19는 더 심각해졌고,

정말 집순이 생활만 하고 지내다가

최근에 다시 등산을 시작했다.


근데 왜 자꾸 등산하냐고 묻는데

여전히 할 운동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달에 씬나게 서핑하러 갔다가,

엄지발톱이 뽑혀 또 서핑 쉬는 중.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또 등산.


근데 재미없는 등산을 계속하다 보니

재밌는 것도 같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 등산을 안 좋아해요.라는 말을 하는 것이

꽤 실례인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매번 나오는 나를 보며

그냥 또라이 하나 왔구나.. 하겠지?

등산하며 친해진 JH씨는 겨울 산행도 함께 할 것 같다며 스치듯 한마디 했다... 에이 설마... 


나도 가끔 헷갈린다.

싫어하는 것 맞나..?






#생각


서핑이 힘들까. 등산이 힘들까.

> 서핑

등산은 힘들어도 하면 끝까지 할 수 있는데

서핑은 힘들면서 안되기까지 해. 씨부럴..


건강해지는

> 등산.

서핑은 제자리걸음 같은데,

등산은 매주 다니면 확실히 체력이 좋아진다.

그래서 여유 생기면 바로 산행 스케줄부터 찾아본다.



사실 등산이나 서핑이나

날 힘들게 하는 취미 생활인데 계속하는 이유는

> 같이 하는 사람들.

내가 원래 인복은 쫌 있지만 (ㅋㅋ)

알게 된 사람들이 (아직은) 다 좋은 사람들이다.

특히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

넘 좋아. 자극도 되고.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산도 글케 싫어하는 것 같진 않다.


물론 바다만큼 좋아하지는 않고.







어쨌거나, 요즘 저는 산과 바다를 다니고 있어요.

7월은 매주 산행을 했으니, 

8월은 바다에 쩜 가려고 함미다.





파도.. 주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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