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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Jun 15. 2024

독자생존이라는 말이 왜 나오는가

그립다.

동료들과 으쌰으쌰 열심히 일했던 그 때가 그립다.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정신은 힘들지 않았고, 그 어떤 힘든 일도 함께라면 해낼 수 있었다. 동료들이 있었고, 위에는 넓은 우산과도 같은 부장님들이 계셔서 회사생활 하는게 행복했다.


하지만, 지금의 조직은 많이 달라졌다.


매니저는 본인 정치만 신경쓴다. 아래사람은 전혀 돌보지 않고 오로지 위에 내가 부빌곳만 바라본다. 부서내 핵심적인 일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질문이나 진행상황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래도 매니저이기에 잠시 보고하러가면 그저 고생 많다라는 진심없는 말만 반복된다.


아, 내가 하는 일을 위에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구나.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우리 부서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나도 알고 내 옆 사람도 안다. 그런데, 매니저나 위에 임원진들이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것은 남이 하는 중요한 일에도 관심 없다는 얘기와도 같다. 즉, 회사의 경영진들이 실제 일에 집중하기 보다는 본인의 살 길. 정치에만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오래가지 않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열심히 해봐야 아무 소용 없구나. 라는걸 느끼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내가 가장 늦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나만 바보같이 마지막 희망의 끈을 부여잡고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아니야 우리 경영진들은 일에 관심 있을꺼야. 그러니, 조직원들이 모두 노예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으니 일이 어떻게 되든가 알게 뭐람. 그렇지 않은가? 이래서, 독자생존이 되나보다. 다들 일에는 관심 없으니 나도 그렇게 물들어간다.


여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다. 독자 생존.


그저 버티고 살아남는게 일의 목적이다. 정말 일을 잘 풀리게 하고 우리 회사에 이익을 만들어주는 것 보다 내 생존이 1번이다. 그저 버티고 살아남는 것이다. 요즘 직장인들 사회상에 독자생존이라는 말이 나오던데 내 주변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라는걸 새삼 느낀다.


오늘도 살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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