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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Oct 23. 2021

마음이 고와야 춤이 곱다.

일출을 보는 아침 일정이 있던 5월 셋째 주의 어느 요일이었다. 날이 흐려서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구) 청호시장에 들러 점심 먹거리로 싱싱한 생선을 구매하고 돌아온 어느 부지런한 날이기도 했다.   

   

저스틴 비버의 노래 Peaches가 이곳저곳에서 많이 들리던 때였다. 그날도 그랬다. 어떻게 시작이 되었는지 자세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다만 누군가 노래를 흥얼거렸고 또 누군가는 동작을 따라 했다. 그리곤 누군가의 제안으로 프로그램 시작 전의 10분을 활용해서 함께 춤을 추러 근처의 공터로 나갔다는 것이다.

     

종종 춤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멋진 춤을 추는 댄서를 보면서, 절도 있는 동작을 보면서 춤을 배우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회사 스케줄의 이유로, 거리상의 이유로 막상 춤 학원을 다녀보진 못했다. 그렇게 마음속 깊숙한 곳에 숨어있던 그 열망이 불쑥 튀어나왔나 보다. 나도 갑자기 신이 나서 10분 춤 행렬에 합류했다.      


공교롭게도 공터에는 거울로 삼아도 손색이 없는 큰 유리가 있었는데 춤을 추며 마주치는 내 모습이 많이 신경 쓰이고 부끄러웠다. 다른 사람이 내 춤을, 나의 동작을 본다는 것에 꽤나 주눅이 들어 있었는데 그걸 알아챈 건지 우리의 10분 춤 선생님이 외쳤다. “눈치 보지 말고 자유롭게”, 그리고 또 “남 신경 쓰지 말고, 나에게 집중”이라고. 어색했던 나는 주위를 슬쩍 보기도 하면서, 눈을 질끈 감기도 하며 짧은 시간 나의 동작에, 그 자유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10분 동안 진행된 단기 댄스스쿨 수강생 5인의 춤 연습과 영상 기록이 끝났다. 마침 춤추는 장소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었는데 하필 그 옆에는 “마음이 고와야 춤이 곱다”라는 글귀도 적혀 있었다. 하하호호 웃으며 벽화를 배경으로 우스갯소리를 하며 추가로 사진 몇 장을 더 남겼다.

      

올해 들어 가장 값진 10분이자 너무도 유쾌했던 시간이었다. 나를 완전히 놓지는 못했지만 자유에 다가서려고 온몸을 다해 집중했다. 우리 모두가 춤신춤왕이었다. 남은 영상 속의 내 모습을 보며 누군가는 혼이 나가 보인다고 했지만 개의치 않는다. 어쩌면 너무 즐거워서 정말로 혼이 나가버렸는지도 모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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