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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 7박 8일 서유럽 여행 (01/25)

촘촘히 사진을 찍고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언제 이 여행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나, 어차피 시작한 것, 마부작침(磨釜作針).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심정으로 꾸준히 이 여행기를 적어갈까 한다.


위에 있는 지도에서 분홍색 선이 7박 8일 동안 유럽의 3개국 7개 도시를 여행한 궤적이다. 로마에 비행기로 도착해서 파리에서 비행기로 다시 귀국길에 오른 여정이었다. 지도에서 보면 크게 남동지역에서 북서방향으로 여행한 셈이다.


교통편은 여객기와 버스, 승용차, 곤돌라와 택시 보트, 고속열차 TGV를 이용하였다. 역시 곤돌라와 택시 보트를 탔던 얘기도 사뭇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사진설명 ①해가  뉘엿뉘엿할 시간에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Fiumicino) 공항에 비행기가 내려앉았다.  ②비행기에서 내려서 모노레일로 공항청사까지 통조림 만들 듯이 그 많은 승객이 한꺼번에 이동한다. ③ 모노레일로 보이는 피우 미치니 공항의 모습. 청사에 가장 먼저 Armani 광고가 붙어 있다. ④ 젊은 공항직원의 거만한 모습. 10여 분간 요지부동으로 마네킹인 줄 착각할 정도였다. ⑤ 짐을 기다리는 멋진 여성 시니어, 휘날리는 은발에 부츠가 멋스럽다. ⑥ 피우미치노 공항에 막 도착한 시니어 부부. 운동화와 청바지로 무장한 복장부터 범상치 않다. 그러나 로마에서는 아주 평범한 옷차림]


일요일 13시 1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이탈리아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한 것은 현지 시간으로 18시 20분. 11시간 10분의 비행시간. 비행기 기종은 Boeing 747-400. 비행기는 낡은 편이었고, 이코노미석 대부분은 승객들로 가득했다.


우리가 도착한 피우미치노(Fiumicino) 공항을 다른 말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공항`이라고도 부른다. 로마에서 남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이곳은 로마인들의 해수욕장으로 쓰이던 지역이라고 한다. 1961년 공항이 건설된 이래 이탈리아의 대표 공항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우리네 인천공항과 비슷한 여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피우미치노 강의 옛 이름은 루비콘 강이라는 사실.


피우미치노 공항에 내리면서 아! 여기가 로마이구나. 아! 여기가 이탈리아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은 공항청사 외벽에 걸린 실외 광고판이었다. 알마니의 나라. 이탈리아


아르마니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이탈리아의 패션 디자이너로 과장된 기교 없이 정수만 압축시킨 단순함과 우아함을 디자인 철학으로 한다. 현대적이고 화려하지만 절제되고 차분한 재킷으로 기술과 예술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비가 주저리 내리고 어둑한 저녁 공항에서도 광고판이 여행자의 첫눈에 들어왔다.


[사진설명 ⑦디자인의 나라답게 표지판도 독특했다. 검정 판에 주황색. 가독성이 뛰어난 것을 알 수 있다. ⑧공항의 천정은 생각보다 낮았고, 출입구는 튼튼해 보였지만,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했다. 자동문은 고사하고, 수동문은 너무 힘들게 열렸다. ⑨ 어디 곤 앉아서 차를 마실 수 있는 자리가 많은 편이다. 통행에 지장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곳곳이 카페가 자리를 잡고 있다. ⑩ 한 무리의 금발머리 이탈리아 여자들. 남자들보다 수다스럽지 않은 편이다.]


바티칸 시국에서 오랫동안 자리했던 교황 그레고리 14세는 3일을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여행자에게는 '잘 가세요.'라고 인사하고, 몇 개월 이상 머물던 사람에게는 '그럼 로마에서 다시 만납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들면 또 다시 돌아오게 되는 곳이 로마라고 한다. 벌써 문화유산의 기운이 묵직하게 어깨를 짓누르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또 로마를 방문한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고 했다. ROMA의 알파벳을 거꾸로 하면 AMOR가 된다. AMOR는 사랑이다. 로마와 사랑에 빠졌던 사람은 언젠가는 로마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사랑을 전제로 한 유럽 7박 8일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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