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볼게요.
한동안 뜸했었다. 여기에 글을 쓰는 일이
그동안은 돈에 좀 미쳐 있었다.
뭘 하면 근로 소득을 대신할 수 있을까?
돈돈돈 돈 생각이 뿌옇게 차올랐다.
부동산, 주식, 사업…
뭐든, 나는 좀 쉬고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도 나는 열심히 회사에 다닌다.
뿌옇게 뿌옇게 돈 구름이 피어났지만
안 잡히니 돈 구름이겠지.
쉽지 않다.
문득 2022년 나의 서른아홉을
기록해 두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나는 드디어 쓴다.
자, 서른아홉 올해 일어났던 일들을 떠올려 보자.
당연 이거다!
바로
그토록 기다렸던 임신
동네 산부인과에서 확인을 한 후
남편에게 쿨하게 꽃다발을 부탁한다고 전화한 후
보건소로 이동했다. 임신을 하게 되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 분홍 딱지(?)를 받기 위해서다.
출퇴근을 대중교통으로 하는 직장인에겐 엉덩이를 붙일 수 있는 혜택이 실로 굉장하다. 물론 현실은 임산부 배려석까지 헤집고 들어갈 수조차 없는 날이 더 부지기수였다는 것.
‘오! 내가 마흔 전에 엄마가 되는구나!‘ 철없는 기쁨을 만끽하며 남편과 예비 엄마 아빠 놀이를 몇 차례 했다.
마침내 심장이 뛰기 시작했고
그리고 심장이 안 뛰기 시작했다.
남편이 진료실에 같이 들어가 의사의 설명을 자세히 들었고
나는 차 안으로 가서 펑펑 울었다.
임신과 유산.
아무래도 이 두 가지 사건이 서른아홉 살의 나에겐 가장 큰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진정을 하니
어느덧 하반기로 접어든다.
여전히 나는 잘 웃는다.
회사에선 무표정이지만
남편 앞에선 언제나 그랬듯 까분다.
자, 이제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사건을 떠올려 보자.
지금도 무섭지만 내 인생에 손에 꼽힐 만큼
나에게 자유의 느낌을 가져다준 그 사건.
그런데 오늘도 매콤한 노동의 맛을 본 내 몸이
어서 자고 일어나 내일 또 출근을 하라고 눈꺼풀을 보챈다.
이런, 반쯤 감고 쓰려다가
일단 자고 일어나 쓰기로 한다.
내일도 글쓰기를 하자. 서른아홉의 마무리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