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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09 울산 동구: 일산해변입구 ~ 정자항

대한민국 둘레길

by 김선혜

날짜: 2025년 1월 26일

날씨: 약간 흐림

거리: 19Km

시간: 4시간8분

난이도: 보통

코스: 일산해변입구—(3.0Km)—현대중공업—(4.8Km)—주전봉수대—(3.5Km)—주전해변—(7.7Km)—정자항

참고: 동부현대패밀리 아파트 뒷길에 있는 남목체육소공원에서 남목마성 올라가는 초입에서 살짝 헤맸습니다. 소공원 왼쪽 주차장 옆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어요. 나무 다리 건너서 우측으로 빠지지 말고 직진하세요.


산이 좋아? 바다가 좋아? 아주 사악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산과 바다가 주는 아늑함, 평화로움, 상쾌함, 광활함, 웅장함, 아름다움, 그리고, ASMR마져 다르고, 산과 바다가 모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어찌 감히 산과 바다 중 하나만 선택할 수가 있겠는가. 오늘 그 두 가지 매력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아주 멋진 날이었다.


거리는 좀 길지만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쉬움에 가까운 보통 코스였다. 산의 고요함으로 시작해서 어느 정도 고요함이 무르익을 즈음 바다의 파도 소리가 피로를 풀어주고, 파도 소리에 익숙해져갈 즈음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고요함을 즐기다 보면 또 어느새 푸른 동해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다. 바람이 많이 불어 모자를 뒤집어 쓸 수 밖에 없었지만 세차고 경쾌한 파도 소리는 도시 생활, 회사 생활에서 쌓인 피로를 말끔히 정화시켜 주는 것 같다. 이렇게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마냥 걷노라면 머리 속은 ‘텅!’, 가슴은 속은 ‘탁!’ 이보다 좋을 순 없지.


둘레길을 걷다보면 경치 좋은 곳에 있는 분위기 좋은 까페와 레스토랑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잠시 쉬어갈까 싶기도 한데 내 몸이 나도 모르게 계속 직진을 한다. 누군가와 같이 걸었다면 살짝 한 눈을 팔았을까? 구지 이름을 기억하려 하거나 가보고 싶은 장소로 저장하지는 않는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인연처럼 살짝 눈인사만 한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이런 곳을 어찌 알고 다들 찾아오는지... 나와 다른 부지런함을 보이는 사람들, 참 흥미롭다.


산-바다-산-바다, 각기 재미를 느끼다 보니 어느새 정자항에 다다랐다. 그동안 여럿 항구를 지나오다 보니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 오늘의 둘레길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울산역으로 가는 KTX 리무진을 타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는데 왠걸, 5분만 있으면 버스가 오십니다. 지방은 서울과 달라서 기본이 20~30분, 시간대를 잘못 맞추면 1시간을 기다리기도 하는데 오늘 버스 타이밍은 예술이다.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행복한 시간... 내일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 하지만 기나긴 설연휴가 있으니 마음이 한결 여유롭다.

모든 것에 감사한 오늘 하루가 또 이렇게 저물어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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