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꽃을 피웠고
나는 꽃대를 꺾었다
다음 해
너는 또 꽃을 피웠고
나는 너를 바라보았다
꽃대를 꺾어도 바라보아도
너는 내 것이 아니었다
너의 향기와
너의 모양과
너의 흔들거리던
기억이
내 것이었다.
너의 모습은 네 것이고
나의 기억은 내 것이다
다음 해에도
너는 꽃을 피우렴
나는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너를
마주 할 테니
# 이 시의 첫 제목은 "각자 할 일을 했다"였습니다. 처음 시작은 "꽃은 피움으로 나는 꽃을 꺾어 내 것으로 만듬으로 각자 할 일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글을 썼던 마음을 다시 보고, 제 글을 다시 읽고, 다시 다듬으며 "각자 할 일을 했겠지만 나는 잘 못된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꽃은 내가 잠시 가질 수 있더라도 온전히 내 것이 될 수는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모습이 온전히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겠죠. 너와 나는 서로 다른 존재이고, 내가 원하는 대로 그 사람을 얻을 수는 없겠죠. 그 사람의 모습을 기억하고 그 사람을 존중해야 좋은 관계로 남지 않을까 합니다.
창작에 대한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면 아무리 좋은 문장도 내가 쓴것이 아니라면 내것이 될 수 없죠. 그 자체의 문장은 작가의 것이고 그것에 대한 감정과 영감이 제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