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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지현 Apr 20. 2020

All For You

젝스키스(Sechs Kies)

All For You

2016년 < The 20th Anniversary >로 화려하게 복귀했던 '장수돌' 젝스키스가, 2017년 < Another Light >에 이어 3년이 지난 지금 < All For You >로 또다시 대중 앞에 섰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메인보컬 강성훈의 부재. 영광스러운 팀의 복귀와 동시에 논란을 제공한 강성훈이 결국엔 탈퇴한 것이다. 그럼에도 젝스키스는 연륜의 여유로 새로운 시작의 세 번째 장을 넘겼다. 다만 < Another Light >는 분명 좋은 선례로 남을법한 1세대 아이돌의 복귀였지만, < All For You >는 다소 어색하다. 젊음을 향한 과한 지향이 그 이유다.


퓨쳐 바운스(Future bounce)가 전곡을 프로듀싱하며 트렌디한 비트 위에 유연한 멜로디로 완성도를 높인다. 문제는 퓨쳐 바운스의 감각이 젝스키스와 완전히 맞물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운드는 빈틈없이 메워지나 멤버들의 노래가 이를 살려내지 못한다. '의미없어(Meaningless)'는 그루브 있는 비트와 달리 멤버들의 직선적인 노래가 리듬감을 살리지 못하고, 올드한 창법을 단순하게 바꿨지만 오히려 이질감이 맴돌며 어색함을 부여한다.


All for you

감각적인 편곡으로 시류를 타고자 했으나 과거의 젝스키스를 잃어버린 탓이다. 전작 < Another Light >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공존시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앨범은 '너를 보내며'나 '기억해줄래'를 떠올리게 하는 'All for you'가 있지만 잠시 지나갈 뿐이다. 예로 '제자리 (Round & round)'를 보자. 마이너한 코드 진행과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젝스키스가 본래 가지고 있던 밝은 에너지를 배제시킨다. 멤버들의 부족한 소화력 이면에는 애초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힌 소속사의 오판이 전제되어 있다.


젝스키스의 복귀는 음악방송에서 1세대 아이돌의 무대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단순한 춤사위와 어색한 표정 연기임에도 이들의 무대가 반가운 이유다. 이렇듯 대중이 원하는 건 새로운 젝스키스보다는,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그 시절의 젝스키스다. 현 아이돌에게서 언제든 찾을 수 있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음악이 아닌, 젝스키스만의 따뜻한 에너지가 담긴 음악이 그립다. 시대는 흘렀어도 그들은 아직 여기에 있으니 말이다.


- 수록곡 -

1. All for you (추천)

2. 꿈 (Dream)

3. 의미 없어 (Meanningless)

4. 제자리 (Round & round)

5. 하늘을 걸어 (Walking in the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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