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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의 이방인 Oct 30. 2021

백신과 함께 서서히 일상을 회복해가는 독일

코로나 시대의 독일 생활

백신과 함께 독일은 서서히 일상을 회복해 가고 있듯하다. 년과 같은 락다운은 더 이상 없고, 아마도 없을 것 같다. 텅 비었던 거리는 사람들로 채워졌고, 코로나를 버티지 못하고 자리를 비웠던 몇몇 가게들은 새로운 가게들로 채워지고 있다. 카페와 레스토랑은 다시 사람들로 가득하고 거리에는 공연과 전시에 대한 포스터가 붙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상은 다시 채워져 시작되고 흘러간다. 작년에 취소됐던 Freimarkt도 올해는 열렸고 올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마켓도 열릴 예정이라고 하니 올해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함께 연말 느낌이 물씬 날 듯하다.

노천 카페는 다시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말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한 Freimarkt


현재 독일의 2차 백신 접종 완료율은 65% 정도라고 한다. 나는 7월 중순 화이자 1차, 9월 초 화이자 2차 백신을 맞아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6월 초쯤 하우스 아르츠에 백신 예약을 하고 나서 9월쯤에나 1차를 맞으려나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연락이 왔다. 1차 백신을 맞은 후에는 몸살 기운이, 2차 백신을 맞은 후에는 두통이 심했지만 다행히 큰 탈 없이 지나갔다.

백신을 맞은 후 QR 코드가 포함된 서류 2장을 받았다. CovPass라는 앱을 다운로드하여 이 QR 코드를 찍으면 백신 접종 완료 증명 QR 코드가 생성되며 2차 백신 접종 날짜 2주 후부터 유효하다. 이 백신 QR 코드는 독일 및 유럽에서 유효하기 때문에 유럽 내에서 좀 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지난달에는 남편 생일 겸 해서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다른 유럽 국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런데 스페인 공항 입국을 제외하고 그 어디에서도 백신 QR 코드를 확인하지 않아 당황스러웠다는.


독일 내에서도 주마다 지침이 다른데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3G Regel을 따르고 있다. 3G Regel은 geimpft, genesen, getestet으로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코로나 확진 후 회복했거나, 테스트를 하고 음성 결과를 받은 사람은 실내에 들어갈 수 있다. 장보러 마트에 갈 때는 따로 필요 없지만 실내에서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려면,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르려면 내가 이 3G에 해당되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백신을 맞는 건 각자의 선택이지만 백신을 맞으면 확실히 어디든 출입이 더 수월하다. 내가 자주 가는 카페에서도 실내에서 커피를 마시려면 백신 QR 코드를 보여줘야 한다. 아니면 'Luca'라는 앱을 사용해 실내에 들어갈 때 체크인을 하고 나갈 때 체크아웃을 하는 곳들도 있다.

여전히 불편하긴 하지만 이제는 마스크 쓰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워졌. 오히려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 날이 오면 불안할 것 같기도 하다. 전 세계가 다시 마스크 없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다음 주면 서머타임도 끝나고 11월이 되면서 슬슬 겨울로 접어든다. 해가 점점 짧아지고 흐린 날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햇살이 점점 귀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선선한 가을바람에 해가 쨍한 날이었는데 언니랑 통화를 하다가 아무래도 지금 나가야겠다고 하고 전화를 급하게 끊고 뛰쳐나가서 광합성을 하기도 했다. 해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늘 뛰쳐나가게 되니 조금만 더 여기에 살게 되면 다른 독일인들처럼 여름이면 다 벗고 풀밭에 돗자리 깔고 누워 몸을 지글지글 구우며 온몸으로 햇빛을 흡수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일의 어둡고 우울한 겨울을 존버 하기 위해 지난주부터 비타민 D를 사서 먹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날씨가 좋은 날들이 많아서 기분이 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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