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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활공 Sep 21. 2024

[그리고#3]운동(2)-찐 운동

몸은 배신하지 않아.

1. 걷기

    수술 후, 가장 먼저 시작한 운동다운 운동이 ‘걷기’이다. 수술 다음 날부터는 움직이는 게 좋다는 간호사의 조언에 입원 동안은 병실 복도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거리를 늘여 지하 1층 넓은 로비까지 몇 바퀴씩 걷고 병실로 돌아오곤 했다.

    퇴원 후엔 바로 지방에 있는 동생네로 가서 일주일 동안 회복 기간을 가졌고 그 기간 동안은 아침 먹은 후, 소화도 시킬 겸 집 앞을 10분~20분 정도 걷고 돌아왔다. 퇴원 후 급격한 체력 저하를 느끼며 입원동안 맞은 영양 주사의 효능이 굉장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집 안에서도 쳐져 있기보다는 가능한 사부작사부작 움직이고 오후에 1시간 정도만 누워서 휴식을 취했다.  퇴원 후 첫 외래에서 경과가 괜찮으면 본격적으로 근처 공원에서 ‘걷기’로 계획했으나, 수술 부위에 피가 고여 배액관을 다는 상황이 발생. 본격적으로 걷기는 힘들게 되었고 왕복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통원동안 움직이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했다.

    마지막 외래 다음날부터는 남아 있는 방사선 치료에 대비한 체력을 위해, 드디어 본격적인 ‘걷기’에  돌입!

 첫날은 3~4km를, 중간에 쉼 없이 걷는 것을 목표로 근처 공원을 걸었다. 연속적 걸음의 반동으로 발생할 후통증 여부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 적은 거리로 시작해 컨디션과 상태를 파악하며 조절할 예정이었다. 후통증이 아예 없을 순 없었다. 걷는 동안에 수술 부위의 콕콕 쑤시는 약간의 통증과 저녁에 후통증이 있긴 했으나, 반동이 덜하도록 병원에서 준 레저브라와 갖고 있던 스포츠 브라로 잘 압박해서 조금씩 적응하며 걷는 거리를 점차 늘여 나갔다.



2. 조깅

    마지막 외래 후 한 달 좀 지나서, 상처도 완전히 아물어 흘린 땀에 습습해도 괜찮지 싶어 달려보기로 맘먹고 착용하던 것보다 더 고정될 수 있는 하이 서포트 스포츠 브라를 추가로 준비했다. 

    수술 후, 근처 공원에서 첫 실외 러닝 약 5km. 매일 걷던 거리와 맞먹는 거리를! 수술 후 첫 뜀박질에! 무슨 호기였는지! 몇 달 동안 뛰지 못해 달리기에 목말라 있긴 했으나 참 어리석었다 싶다. 이 어리석음의 대가는 오후부터 몰려온 묵직한 후통증였다.  

    수술 후 무모한 러닝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곤, 매주 1회/주말에 달렸던 예전 루틴은 유지하되, 거리를 확 줄였다. 속도를 엄청 줄여 3km대로... 거리를 줄인다고 해서 후통증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몸이 회복되는 만큼 통증도 서서히 줄었고 뛰는 거리도 점차 늘여나갔다. 수술 전 페이스 6.5~7.5km 정도 뛸 수 있게 된 건 수술 후 100일이 좀 지나서부터였고 욕심 없는 꾸준함으로 지금은 10km까지 가능해졌고, 후통증은 거의 없다. 



3. 수영

    코로나가 좀 나아지면 수영도 다시 시작할 예정였고, 드뎌 수영장도 갈 수 있는 방역지침이 내려졌건만 그럴 수 없었다. 팔 동작에 따른 수영복의 쓸림과 운동 후 있을 수 있는 통증 등 이것저것 고려하다 보니 수술 후 9개월이 좀 지나서야 수영장에 가게 되었다. 

    수영을 못한 지 거의 1년? 혹은 그보다 더 되어서 잊어버렸으면 어떡하지? 몸의 기억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킥판으로 워밍업 후, 킥판 없이 자유형을 하려고 서 있는데 괜히 가슴이 두근두근. 예전보단 못했지만, 다행히 25m 레인을 멈춤 없이 헤엄칠 수 있었다. 

    이제 일상생활엔 거의 무리가 없게 된 9개월이라는 시간에도, 쉼 없이 팔을 휘저어야 하는 수영의 특성상 수영하는 동안 수술한 오른쪽의 뻐근함이 어느 정도 동반되었다. 아마도 수술 후 가장 큰 운동 반경을 연속적으로 한 운동이지 싶다.  

    무모한 실수를 했던 지난 첫 러닝 꼴 나지 않도록, 1시간 정도 하던 수영을 40분 정도로 끝냈다. 9개월이라는 텀에도 오른쪽 가슴의 후통증이 있었지만, 간만에 오래 연속적으로 많이 휘저은 팔과 다리의 근육통이 더했다. ㅎㅎㅎ 몇 개월 후 다시 수영을 했을 땐 거의 괜찮았고, 이젠 수영도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게 되었다!!! 






coming soon~    

운동하면서 공유하면 좋겠다 싶은, 아주 소소하고 정말 별 것 아닌 것들이 있어 따로 짧게 글로 남겨볼 예정. 이왕 하는 운동, 나보다 편하고 효과적으로 했으면 해서~





#상피내암 #수술후 #운동 #걷기 #조깅 #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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