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의 편지

비오는 날 용기가 건넨 편지

by 시더로즈





며칠째 비가 내리고 있었다.

기적이는 오래된 나무 밑에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도, 찾는 것도 아닌 듯, 그저 조용히 숨을 고르는 시간.


그때, 부드러운 바람결에

기적이의 눈앞으로 조심스럽게 종이 한 장이 내려앉았다.


촉촉한 풀잎 위에 얌전히 놓인 그 종이를 펼치자,

그 안에는 단정하고 따뜻한 글씨가 적혀 있었다.


“기적아, 너는 무너진 게 아니야.

단지 지금은, 뿌리를 내리고 있을 뿐이란다.”


그 편지는, 누구보다 기적이를 잘 아는 존재,

바로 ‘용기’가 보낸 것이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두려움,

스스로조차 잊은 상처,

그리고 그 속에서 조용히 자라나는 소중한 마음을,

용기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기적이는 말없이 그 편지를 바라보았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지만,

그날따라 그 빗방울은 그동안의 슬픔을 씻어내는

봄비처럼 싱그러운 느낌이었다.


‘비오는 날은 뿌리를 내리는 기다림의 시간이구나..“



기적이는 용기의 편지를 소중히 간직한 채 ,

내리는 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무지개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월, 수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