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움을 마주했을 때
기적이는 오늘, 정원의 끝자락까지 걸어가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끝이라는 이름의 그곳은 사실, 또 다른 시작을 마주하는 자리였다.
가슴속 두려움과 알수없는 떨림을 느끼며, 기적이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가까워질수록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두려움과 수많은 질문이 자라났다.
‘이 길이 맞을까?’
‘나는 정말 준비가 되어 있는 걸까?’
바로 그때,
잔잔히 흔들리는 공기 속에서 불안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불안이는 조용히 기적이에게 다가와, 따뜻한 손으로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너를 멈추게 하려는 게 아니야.
그저 묻고 싶은 거야.
이 길이, 네가 정말 바라던 길이 맞는지.”
기적이는 놀라며 불안이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의 뒤를 길게 끌려오던 그림자가 조금 흐릿해지고 있었다.
기적이는 비로소 깨달았다.
불안은 결코 적이 아니었다.
불안은 마음속 깊은 진심을 비추어주는 거울이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물어보게 만드는 다정한 감정이었다.
기적이는 한 걸음 내딛으며 속삭였다.
“고마워, 불안아.
네가 있어서, 나는 무엇을 원하고있는지 알 수 있었어“
정원의 끝자락에서, 기적이는 마음속에서 작은 빛 하나를 꺼냈다.
그 빛은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조용히 비추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