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
기적이는 오래도록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왜 태어난걸까?
기억의 샘가에 홀로 앉은 그는
조심스레 고개를 숙이고
맑은 물 위를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물결에 비친 것은
작고, 어깨를 움츠린 자신의 모습뿐이었다.
그때, 슬픔이가 다가왔다.
슬픔이는 조용히 웃으며
투명한 물방울 하나를
샘 위에 살포시 올려놓았다.
그 물방울 안에는,
세상에 등을 돌린 채
자신을 의심하는 기적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슬픔이는 말없이 눈을 맞추고,
가만히 속삭였다.
“너는 이미 누군가의 기억 속 기적이었어.
그걸 모르는 건, 네 마음뿐이야.”
기적이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기적이의 맑은 눈망울이 작게 떨렸다.
그가 맑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든 순간들이,
사실은 조용히 누군가의 삶을 조용히 비추고 있었다는 것을.
기적이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별빛을 머금은 하늘이 미소를 띠며
그를 찬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기적이는 아주 부드럽게,
자신을 불렀다.
“나는…존재만으로 기적이 되는 존재구나..“
그 순간,
샘가에는 작은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누구도 본 적 없는,
아주 청명하고 맑은 빛이었다.
기적이는 웃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나는 앞으로도,
누군가의 순간이 작은 기적이 되어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