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스며든다는 건
찍찍이를 처음 데려오던 날을 기억해요.
작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낯선 공간을 경계하던 그 아이는, 작은 숨결조차 조심스러웠어요.
새로 마련한 집, 새로 바꾼 물, 폭신하게 정돈된 베딩 위에 놓인 해바라기씨 한 줌.
모든 것이 새로웠지만, 우리는 서로를 잘 몰랐어요.
처음 며칠은 손을 내밀기만 해도 찍찍이는 깜짝 놀라 도망쳤어요.
간식조차 가까이 다가와 먹지 않았고, 제가 있는 쪽을 피해 조용히 구석으로 몸을 숨기곤 했죠.
그 모습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어요.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무력함도 잠시 스쳤고요.
하지만 저는 매일 똑같이 해줬어요.
물을 새로 갈아주고, 부드러운 톱밥을 새로 깔고, 해바라기씨를 제 손바닥 위에 조용히 올려두었어요.
말을 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는 서로의 방식으로 마음을 전해야 했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찍찍이는 평소처럼 조용히 있다가, 아주 조심스럽게 제 손끝을 향해 한 발을 내디뎠어요.
그 작은 발 한 걸음에, 저는 온 마음이 물결처럼 흔들렸어요.
그 순간을 저는 잊을 수 없어요.
눈물이 찔끔 날 만큼 고마운 마음이었거든요.
그날 이후에도 찍찍이는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아주 조금씩 다가와 주기 시작했어요.
제 손 위의 간식을 받아먹는 날도 있었고, 가끔은 제 옆에 앉아 졸기도 했죠.
말은 없지만, 그 작은 몸짓 하나하나가 찍찍이의 마음이었어요.
가까워지는 일은 늘 그렇듯, 말보다 훨씬 오래 걸려요.
금세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마음의 속도는 다르니까요.
하지만 결국 마음은 닿아요.
서로를 향한 기다림과 존중이 있다면, 마음은 언젠가 꼭 닿는다는 걸 찍찍이가 가르쳐 주었어요.
그렇게 우리는, 아주 천천히 서로의 세계로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조금 느리고, 조금 서툴렀지만, 그 거리만큼 더 깊이 연결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