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게에서 만난 낯선 아이

햄스터를 싫어했던 내가 찍찍이를 만난 날

by 시더로즈


그날 저는, 그냥 새를 구경하러 간 길이었어요.

사무실 근처의 작은 물고기 가게. 수조 속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작은 새장 속 앵무새들이 낮게 울고 있었죠.




그런데 가게 구석, 작은 리빙박스 안에서 베딩을 열심히 휘젓고 다니고 있는 한 생명체가 눈에 들어왔어요.


아주 작은 몸, 그리고 초롱초롱한 눈. 그 아이는 조용히, 하지만 또렷하게 저를 올려다보고 있었어요.


“햄스터에요, 주인이 새끼를 너무 많이 낳아서 분양시키라고 데려다놨는데 무료분양이니 데려가 키워보세요!“


가게 주인아주머니가 그렇게 말했지만, 그 순간 저는 이미 마음을 뺏겨버린 것 같았어요.

그냥 마음이 움직였고, 저는 그 마음을 따라 그 아이를 데려오기로 했어요.


찍찍이를 맞이하기 위해 먼저 작은 집을 준비했어요.

햄스터는 땅을 파고 숨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두툼한 베딩을 넉넉히 깔아주었어요. 깊이 숨을 수 있고, 마음 놓고 베딩안에서 놀수있도록요!


먹이도 준비했어요. 찍찍이가 좋아할까 싶어서 껍질이 잘 까진 통통한 해바라기씨만 골라 담았죠.


작은 급수기, 은신처, 사료, 간식까지 하나하나 챙기며 저는 설레고도 조심스러웠어요.


집에 도착한 찍찍이는 리빙박스에서 조심히 나와 베딩 속으로 파고들더니, 하루 종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어요.



혹시 어디가 아픈 건 아닐까, 너무 낯설어서 그런 걸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억지로 건드릴 수는 없었어요. 그저 조용히 기다렸어요.


그날 밤 저는 조용히 다짐했어요.


지금은 낯설어도 괜찮아요. 처음부터 가까워질 수는 없으니까요.

조금씩, 아주 천천히 다가가면 되겠죠.


그날이었을 거에요, 이 작고 소중한 찍찍이를 관찰하기 시작한 날이,


이건, 물고기 가게에서 만난 작은 생명과 함께 보낸 아주 조용한 첫 하루에 대한 이야기예요.

우리의 인연은 그 깊은 베딩 속, 작은 숨결처럼 시작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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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