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
그날은, 참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어요.
유난히 하늘이 맑고 바람도 부드럽게 불었죠.
스스로 계획한 일들이 척척 풀리는 날이었어요.
마음속 어딘가에서부터 ‘오늘은 괜찮은 날이야’라는 속삭임이 올라오더니, 어느새 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방 안을 정리하고 있었어요.
음도 안 맞고 가사도 가물가물했지만, 기분만큼은 그 어떤 콘서트보다 근사했죠.
그런데 그때였어요.
평소보다 유난히 쳇바퀴 소리가 커지더니, 찍찍이가 갑자기 쳇바퀴를 열심히 돌리기 시작했어요.
정말 신이 난 듯한 모습이었어요.
작은 발로 쳇바퀴를 ‘다다다다’ 돌리다가 멈추고, 다시 또 ‘다다다다’—
그 모습이 어찌나 생기있던지, 저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한참을 바라봤어요.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찍찍이도 나처럼 기분이 좋은 걸까?”
마치 “나도 좋아!”라고 말하듯, 눈을 반짝이며 움직이는 그 모습.
분명히 찍찍이는 말 한 마디 하지 않았지만, 그 에너지에는 무언가 분명한 감정이 담겨 있었어요.
그 작은 몸짓 하나로, 나는 웃음이 났고, 그 웃음은 다시 찍찍이에게 전해진 듯했어요.
그날 저는 처음으로 확실히 알았어요.
감정은, 전염된다는 걸요.
말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은 흘러가고 닿는다는 걸요.
어쩌면 찍찍이도, 제가 콧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하는 기운을 느꼈는지도 몰라요.
그 작은 심장 안에서도, 기쁨이 통했는지도요.
마치 나의 웃음이 찍찍이의 다리로 전해져, 쳇바퀴를 돌리게 만든 것 같았어요.
그날의 오후는,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하루였을지 몰라요.
하지만 저에게는 아주 특별한 순간이었어요.
서로 말없이 웃고 있는, 그러나 누구보다 선명하게 마음이 닿았던 순간.
작은 생명이 나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건 꽤나 놀랍고, 또 굉장히 따뜻한 일이에요.
그날 이후로 저는, 웃는 순간마다 찍찍이에게도 전해질 거라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더 자주 웃으려고 해요.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더 큰 기쁨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