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찍이의 편식

입맛은 마음의 언어

by 시더로즈





찍찍이는 편식을 해요.

해바라기씨를 제일 좋아하고, 건조 밀웜은 기분이 좋을 때만 조금씩 먹어요.

제가 무언가를 들이밀면, 코끝으로 살짝 밀어내곤 하지요.

“이건 지금 말고, 나중이에요.”

그런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그런데 어느 날,

조심스레 얇게 썬 오이 한 조각을 내밀었을 때였어요.

처음 맡아보는 향, 처음 느껴보는 감촉.

찍찍이는 잠시 멈춰 서서, 그 초록빛 조각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한 입 베어물었어요.


‘아삭.’


그 작고 또렷한 소리에 제 마음이 찰랑 울렸어요.

찍찍이는 금세 두 눈이 동그랗게 커졌고,

그다음부터는 말없이 오이만 바라보며 먹었어요.


마치 무언가 아주 근사한 걸 발견한 아이처럼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저는 생각했어요.

입맛도 마음의 언어일 수 있구나, 하고요.


간식을 고르던 손끝에 점점 마음이 실리기 시작했어요.

오늘은 뭘 줄까?

달갈흰자를 좋아했지, 아니면 사과 조각?

그날그날 조금씩 다른 반응 속에서, 찍찍이의 마음을 읽어내는 일이

어느새 저의 가장 소중한 루틴이 되었지요.


찍찍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제 마음이 조용히 따뜻해져요.

강요하지 않아도, 서두르지 않아도,

그저 바라보고 기다리며 알아가는 것.


그건 마치, 아주 부드러운 방식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었어요.


우리는 말을 나누지 않아도

서로를 조금씩 더 이해하게 돼요.

찍찍이의 식탁을 차리면서,

저는 마음을 차리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입맛은 결국,

마음의 언어였던 거예요.


“마음에도 입맛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다정한 이해였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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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