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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가비 Dec 12. 2024

[100-95] 좋은 사람들 덕분에 산다

 아침에 아끼는 동생에게 안부 전화가 왔다.

 "언니와 나는 결이 비슷하고 우리의 에너지는 통하니까 ~~~~~~~~~..." 라며 이어지는 그녀의 이야기.

 자랑하는 건 들어주고 칭찬해주며 위로할 이야기에는 격려를 해주었다. 나의 심란하고 복잡한 마음도 털어놓으며 그렇게 통화를 마쳤다. 내 생각이 났다며 지내는지 궁금하고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는 그녀의 마음이 고마웠다. 누군가에게 보고 싶고 안부가 궁금해지는 사람일 수 있어서  좋구나.


 저녁에는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과 몇 달만에 만나기로 했다. 역시나 좋은 사람들은 아무리 오랜만에 만나도 반갑고 허물이 없다. 오죽하면 우리 모임의 이름이 '굿피플'이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내며 지내온 사람들, 공공의 적으로 인해 우리끼리 똘똘 뭉치며 지내온 그 시간으로 인해 끈끈해진 사이다. 힘들게 하는 것도 사람이고, 견딜 수 있게 하는 것도 사람이다.


 서로의 근황을 묻고 축하할 일은 격하게 축하해주고 속상한 이야기는 같이 걱정하며 들어주었다. 고기를 든든하게 먹으며 시국이 어수선한 울화를 쏘맥으로 풀고, 못다한 수다는 카페로 옮겨 실컷 나누었다. 인간의 행복, 그 기원은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것을 같이 먹는데서 시작되었다는 말을 이럴때 늘 실감한다. 아무리 이야기를 많이 해도 늘 아쉬운 만남이지만 내년에 또 날을 약속하며 헤어졌다.

  집에 돌아와서는 내일 있을 마지막 워크숍 나래이션 연습을 했고, 조원들에게 마음의 표현이라도 하고 싶어서 핸드크림과 손편지(카드)를 준비했다. 일년 내내 나는 개인사가 복잡하여 여행이나 활동에 거의 참여를 못했었다. 많이 아쉬웠고 속상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나 혼자 마음 다스리고 내 상황을 받아들이며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려고 노력했다. 어쨋든 연구년이라는 특별한 시간을 통해 통제불능해 보였던 개인사를 정리하면서 하나씩 해결하며 보낼 있었던 년이 정말 소중했음을 새삼 깨닫는다.  


 같은 조원 7명은 너무나 좋으신 분들이. 다정하고 세심한 사람, 재주가 많고 나누기를 좋아하는 사람, 기꺼이 봉사하는 사람, 힘든 일도 웃으면서 유머를 잃지 않고 해내는 사람, 온화하고 따듯한 리더쉽을 가진 사람 등등 모두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 조원 떠올리며 간단한 내용이나마 편지를 쓰는데 울컥함이 자꾸 올라왔다. 내일 헤어질 때 울지 않아야 할텐데 울보인 나는 백퍼센트 눈물을 보이며 울먹일 것이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온통 좋은 사람들 덕분에 내가 버티며 살고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 평소 내가 가슴에 새겨두는 좋아하는 문구가 생각났다.

子曰: "德不孤, 必有隣."

(자왈: "덕불고, 필유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 사전>




 덕이 없어서 외로워 지지 않게, 좋은 사람들과 어우러져 즐겁고 충만한 삶을 누리며 살기 위해 내가 더욱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덕이 있는 사람, 그래서 무언가 좋은게 있으면 함께하고 싶은 사람, 문득 보고 싶어지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하자. 선하게 살면서 다정함을 지니고, 나눌 수 있는 건 나누면서 그렇게 살아가야지. 인복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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