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삶 꿈꾸기
어느 무더운 여름, 우리 가게 앞에 놓인 사료를 가끔 먹던 젖소냥이(이름:오레오)가 새끼를 낳았다. 전혀 모르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는데 걸으면 뽀짝뽀짝 소리가 날 거 같은 아이들이 가게 앞에 나타났다.
이 녀석 언제 낳은 거야.
귀여운 건 잠시, 이 아이들의 미래가 순간 두려워졌다. 세상에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아닌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귀여운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뛰어다니는 걸 보며 기뻐하기만 할 순 없는 일이었다. 길에서 자란 오레오는 이리저리 빠른 속도로 다니는 차들로부터 자신들의 아이들을 지키기 바빴다.
요 몇 주 전부터, 경계심이 많아 안에는 안 들어오고 조용히 밥만 먹던 아이가 가게 안에 들어와 출입문과 가까운 위치에서 옆으로 누워 쉬어가던 게 생각났다. 육아 중 잠깐 짬을 내 쉬었다 간 게 아닐까 추측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육아는 참 고되구나.
사람을 무서워하는 마음조차 고된 육아에 가려진다니. 그래도 그나마 우리 가게와 내가 조금은 안심이 되어서가 아닐까 뿌듯해본다.
요즘 이 두 아이는 혼자서 다닌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약해지고 한 없이 안쓰러운 기분에 휩싸인다. 그리고 나만은 단단한 사람이 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너네를 지켜줄게.
엄마와 똑 닮은 젖소냥이는 ‘흑임자’
또 다른 고등어태비냥이는 ‘고등어’로 이름을 먼저 지어줬다. 그냥 야옹아~ 나비야~ 냥이야~ 고양아~ 이렇게 부를 수 있는 걸 굳이 머리를 짜내어 이름을 지어줬다. 내 안에 임자와 등어가 들어왔다. 이 아이들이 잘 살 수 있는 골목이 되면 우리 또한 지금보다 평온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