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찢어진 가방 사이로 두 손을 모두 꺼냈다.
그리고 두 팔을 크게 벌려 나를 안아주었다.
벌어진 가방 틈새로 씨앗이 흘러 나왔다.
동그란 씨앗,
네모난 씨앗,
세모난 씨앗.
구겨진 씨앗도 주름진 씨앗도 있었다.
땅에 스며든 씨앗은 하나, 둘 무지개 꽃을 피워냈다.
바람에 휘날리던 꽃잎이
소년의 이마에, 나의 입술에, 내려앉았다.
나는 알았다.
이 향기는
내가 아주 오래 전부터 맡아왔던 향기라는 것을,
뽐내지 않아 보이지 않았을 뿐
늘 내 옆에 있었다는 것을,
나는 그제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