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곳 지원, 3곳 합격. 그리고 경력시장에서 레퍼런스가 중요한 이유
자영업을 관두면서, 경력직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렇지만 30대 초반, 2년 공백을 안고 지원서를 넣는다는 건 쉽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지원한 곳은 16곳. 공고가 내 경험과 어떻게든 연계할 수 있는 분야로 지원했다.
일부는 욕심으로 지원하긴 했다.
결과는 불합격 12곳, 1차에서 멈춘 곳도 있었지만,
그 중 3곳은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
지원을 하고, 불합격의 쓴맛을 경험하고, 합격의 기쁨을 맛보다 보니,
내 경력과 스펙이 어떤 부분에서 강점을 가지고, 어떤 부분은 범접조차 불가하다는 부분을 실감했다.
그래서 그 부분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전략기획 / 경영기획
→ 숫자와 지표를 다루는 언어가 필요했다. 회계·재무 지식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해외영업
→ 기술 이해와 시장 감각, 두 언어를 동시에 다뤄야 했다. 문과 출신으로 기술 스펙을 깊게 파고들지 못한 점이 한계였다. 대부분 불합격한 곳은 대기업이기도 했지만, 전공에서 기계나 전기 전공자를 원하는 곳이었다. '조선기자재 기술영업+외국계' 경력으로 어떻게 비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지원했으나, 영락없이 떨어졌다.
사업개발
→ 프로젝트 관리 경험은 있었지만, EPC 문법과 전문 용어는 생소했다. 대신, ‘조율·보고·의사결정’ 같은 문과형 역량이 통할 수 있었다.
경력직 채용은 단순히 이력서 한 장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금 당장 투입 가능한가?”가 절대적인 기준이었다.
여기서 나는, 내 커리어가 가진 빈틈과 강점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풍력 EPC – PM 직무
→ 공백은 있었지만,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한 ‘조율형 인재’라는 점을 높게 본 듯했다. 해상풍력 경험을 높게 평가해주었다.
풍력 기자재 제조사 – 해외영업
→ 글로벌 고객 상대 경험, 기술영업 시절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통했다. 특히 기존에 일했던 기업과 관계가 좋았던 곳이라, 내가 일했던 영업방식을 높게 쳐줬고, 언어적 역량도 합격에 한 몫을 더했다. 또한 제조사의 인사담당자나 실무진에서 여전히 내 동료들과 연락을 주고 받고 있으며 전해진 내 레퍼런스도 좋은 결과를 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중견 조선기자재 회사 – 전략기획으로 지원했으나 영업으로 뽑힘
→ 순수 네트워킹으로 뽑힌 곳. 합격하기 전 면접을 앞두고, 기존 일했던 직장의 인사팀장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내가 면접보는 기업에서 연락이 와서 레퍼런스체크를 했다고. 그러면서 '좋은 결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훈훈한 대화로 마무리 지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대단한 질문을 받지도 않았음에도 합격이라는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Check Point: 레퍼런스가 중요한 이유
눈에 보이지 않는 신뢰 → 이력서나 면접만으로는 알 수 없는 ‘함께 일했을 때의 실제 태도’를 증명해준다.
경력 공백을 메꿀 수 있는 장치 → 이직 시장에서 공백은 치명적일 수 있지만, 과거 동료나 상사의 추천은 그 공백을 설명해주는 ‘증거’가 된다.
네트워크는 곧 자산 → 한 번 쌓아둔 평판과 관계는 시간이 흘러도 효력을 발휘한다. 내가 직접 지원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추천이 나를 대신 설명해준다.
세 곳 모두 내가 가진 ‘문과형 강점’과 '네트워킹' 역량을 자기들 필요에 맞춰 본 것이다.
즉, 내가 기술자가 아니어도, 말하고 정리하고 설득하는 힘은 여전히 쓸모가 있었다.
특히 기존 회사에서 내가 쌓아온 경험과 네트워킹이 어떻게 이직할 때 빛을 발하는 지 몸소 느낄 수도 있었다.
세 곳 중 어느 곳을 선택해야 할지는 쉽지 않았다.
해외영업, 기술영업, 그리고 PM.
각각의 길은 전혀 달랐다.
결국 나는 PM을 택했다.
단순히 “연봉이 높아서”나 “조건이 좋아서”는 아니었다.
그 선택의 이유는, 지금 돌이켜봐도 꽤 명확하다.
그 이야기는, 다음 화에서 풀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