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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Sep 02. 2021

문과 기술영업의 한계

외국계 화학회사에 입사해 처음으로 한 일

기술영업 직무로 입사해 가장 먼저 시작한 건, 실제 우리회사의 제품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현장근무를 나가보는 일이었다. 제품의 종류가 다양하고, 제품마다 적용방식, 적용범위가 달랐는데 어떻게 다른지 고객에게 직접 듣고, 적용하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OJT기간 내내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제품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만 주구장창 봤는데, 그 기간인 3개월동안 보고 듣고 이해한 점을 지금 2년째 기술영업에서 써먹고 있다.

기술영업은 막연히 가격이나 인맥과 같은 제품 외적인 부분을 활용하는 것보다 제품의 특성이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부합하는 지가 가장 중요했다. 물론 가격, 인맥, 고객관계 등을 활용하면 보다 쉽게 풀어나갈 수 있지만 단연코 사양에 부합하지 않으면 제품을 팔 수 기회조차 없는 게 기술영업 시장이다.



하지만 단적으로 생각해서, 문과가 기술영업에서 가지는 한계는 사실 없는 것 같다. 인간관계나 친화력 등 다른 특성을 통해 접근방법을 확대시킨다면 오히려 더 넓은 선택지를 가지고 고객에게 접근가능하다.


사양에 부합해야 판매기회가 생긴다고 했지만, 다르게 말하면 사양에 부합해서 판매기회만 있다면, 그 이후 판매기회를 잡는 법은 모든 영업사원이 다 다른 정답을 가지고 있다. 단언컨대, 사양이 부합한 제품을 100명의 영업사원에게 팔라고 하면 100명 모두 100가지 다른 전략으로 고객에게 접근할 것이다.


맨 처음 영업을 시작할 때, '피드백이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한 문제해결사'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다. 담당하는 모든 고객이 '피드백이 빠르다, 하지만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답변을 내놓는다.' 라는 생각이 들 때까지 성심성의껏 문의에 답변하고, 문의를 하면서 고객이 궁금해 한 점을 유추하여 추가적인 솔루션까지 제시했다.


한 고객은,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우리 일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고 든 분은 처음이다."라며 당신이 해당직무에 있을 때까지는 모든 구매 및 기술문의에 대해 우선순위를 주겠다고 했다. 현재까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모르는 질문도 검색하고 주변에 문의를 통해 끝내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해당 고객사에 대한 매출도 월등하다)


누군가는 이러한 방법이 비효율적이거나 퍼주는 영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만 모든 영업사원에게는 자신만의 특별한 무기가 있고, 이러한 방식이 내게는 나만의 영업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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