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나중에 커서 무슨 일을 하게 될까?
올해 6월 출산을 앞둔 우리 부부는 가끔 이런 이야기를 나눠요.
우리 아이는 어디에 재능을 보일까?
어떤 일을 좋아하게 될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면 어느 순간 부모만의 희망사항도 잔뜩 얹게 되죠. 그런데 장밋빛 미래를 생각하다보면, 어느새 외면하고 있던 불안한 현실이 함께 떠오릅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정해진 공식이 있었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면 어느 정도의 안락한 삶은 보장됐죠. 그런데 지금은 AI 시대잖아요. 기업들이 점점 신입사원을 덜 뽑고, 많은 일들이 AI로 대체될 수 있는 시대. 그때 우리 아이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그동안에도 막연한 불안은 있었어요. 그런데 그 불안이 차갑게 현실처럼 새겨진 계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의 강연을 보고 나서였어요. 썸네일부터가 너무 강렬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커서 할 일이 없어진다니 클릭을 안 해볼 수가 없더라고요.
강연의 큰 줄기는 이렇습니다. AI는 원래 바둑이나 대화처럼 인간의 특정 능력을 대신하는 기술로 출발했지만, 앞으로는 인간의 지적 능력 전반을 대체할 수 있는 단계, 즉 AGI(범용 인공지능) 단계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였어요.
김대식 교수는 그 시점을 길게 보면 10년 정도로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도 몇년 전 챗GPT가 한창 화제였을 때, 직접 써보고 나서 꽤 무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일자리도 곧 대체되는 거 아닌지,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이 의미없어지는 거 아닌지 해서요.
그런데 강연에서는 그런 부모들의 고민은 “럭셔리한 고민”일 뿐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무슨 뜻이냐면, 지금 일하고 있는 우리 세대의 불안보다 앞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다음 세대의 문제가 훨씬 더 크다는 겁니다. AI가 인간의 많은 능력을 대체하는 시대가 되면 아이들은 경력을 쌓을 기회 자체가 부족한 상태에서 사회에 나가야 할 수도 있다는 거죠.
단순히 “일자리가 줄어든다”가 아니라 “처음부터 시작할 기회가 줄어드는 시대”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현상은 이미 IT업계에서 짙게 나타나고 있죠. 신입 채용이 점점 줄어들고, 빅테크 기업들의 대량 해고 사례들도 계속 나오고 있고요.
여기에 요즘 화제가 되는 피지컬 AI가 현실 세계의 노동까지 대체하게 된다면 그 변화는 더 커질 수밖에 없겠죠. 강연에서 가장 강하게 남은 메시지는 이거였습니다. AGI가 등장하면 지적 노동이 자동화되고, 대량 생산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결과로 노동의 가치는 점점 줄어들고, 자본의 가치는 점점 늘어나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거죠.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래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을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자본의 가치를 늘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저희 부부는 재테크를 노후 준비나,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안전하게 버텨줄 버팀목 정도로만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이제 AI 시대의 관점에서 보면 재테크를 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아이가 커서 근로소득만으로 버티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고, 그럴수록 자본이 삶을 지탱하는 비중이 커질 가능성도 높으니까요.
그러니까 육아맘에게 금융과 재테크 공부는 단순히 “돈을 불리는 기술”이 아니라 앞으로의 생존 전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연에서 김대식 교수는 이렇게까지 이야기해요.
남은 시간 동안 자본을 축적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준비 과정일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자본 축적’은 누군가를 따라 무리하게 투자하라는 뜻은 아닐 거예요. 제가 이해한 의미는 오히려 이쪽에 가깝습니다. 돈의 원리를 이해하고 가정에 돈 흐름을 만들고 아이에게도 늦지 않게 금융 감각을 익히게 해서 가족이 함께 재무 체력을 키우는 준비.
사실 강연의 본래 메시지는 이거였어요.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인간 고유의 능력을 개발해야 하고 AI와 경쟁하기보다는 AI를 더 잘 활용하는 방법을 이해해야 한다.
여기에 저는 육아맘 입장에서 하나를 더 붙이고 싶어요. 노동의 가치가 줄어드는 시대를 대비해 가족 모두가 자본과 금융을 이해하고 축적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 아이 교육이 이제 과학, 수학, 영어같은 입시 사교육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금융에 대한 기본 교육도 필요해지는 시대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요.
아이의 미래가 근로소득만으로 설계되기 어려워질수록, 엄마가 먼저 금융과 재테크를 공부하면서 자본 소득을 쌓아가는 것이 우리 가족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거창한 투자가 아니라, 원리를 이해하고 습관을 만드는 것부터요. 그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준비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