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을 보며, 거의 모든 부부 갈등에는 돈이 있다

by 머니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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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보시나요? 요즘 제가 정말 빠져서 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데요. 프로그램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한때는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어느새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 실제 부부가 출연해서 부부 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오은영 박사님이 나오셔서 그 부부의 대화, 표정, 행동 하나하나를 짚어주면서 왜 이렇게까지 갈등이 생겼는지 분석해주고, 부부를 위한 솔루션도 내려주시죠. 근데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낀 게 있어요. 처음에는 아 왜 저렇게 말을 할까? 왜 저런 식으로 행동하지? 하는 생각으로만 보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계속 이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더라고요.


근데 이 부부는 왜 이렇게까지 힘들어졌을까?


그리고 몇 회차를 이어서 보다 보니 불화를 겪는 부부들 사이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거의 모든 부부 갈등의 중심에는 ‘돈’이 있더라구요 결혼지옥에 나오는 부부들이 싸우는 이유는 정말 다양해 보여요. 성격 차이, 말투, 집안일, 시댁, 육아… 근데 깊이 들여다보면 거의 항상 돈 문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요.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청약 당첨으로 집은 샀지만 그 뒤에 생긴 대출에 집착하는 남편

주식 선물 투자에 빠져 노후 자금과 집을 날려버린 남편

아내 몰래 코인에 몇 억을 넣었다가 거액의 빚만 남긴 남편

한때는 주식 투자로 잘 나갔지만 지금은 돈을 다 잃고 가난해진 부부

낭비하는 소비 습관 때문에 수천만 원 빚이 생긴 부부


세상 행복해 보이는 부부였는데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죠. 게다가 더 큰 충격은 이런 부부들을 보면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거예요.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하고, 취업해서는 열심히 돈을 벌어왔던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요. 세상 행복해보였던 커플이 어쩌다가 이렇게 결혼지옥이 정말 잔인한 게 뭐냐면요. 방송 말미에 가끔 출연자 부부의 결혼식 사진, 신혼여행 사진을 보여줘요.


근데 그 사진 속 부부는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 보입니다. 서로 바라보는 눈빛도, 손 잡는 모습도, 웃는 얼굴도. 이 사람들 정말 사랑해서 결혼했구나, 하는 게 너무 잘 보여요.


그런데 그런 부부가 지금은 서로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힘들어하는 사이가 되어버린 거죠. 그걸 보면서 결혼 3년차인 저는 진짜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 사람들은 분명 행복하려고 결혼한건데, 왜 이렇게까지 불행해졌을까. 그리고 프로그램을 보고 난 후 내린 제 결론은 이거였어요.


단순히 돈이 그 사람들을 망친 게 아니라,
돈을 다루는 방식이 그 사람들을 망쳤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을 몰라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돈 때문에 갈등이 생긴 많은 부부들이요. 금융 공부를 아예 안 했거나 한쪽만 알고, 한쪽은 완전히 문외한이거나 감정적으로 투자하거나 소비를 통제하지 못하거나 이 중 하나에 꼭 걸리더라고요.


그리고 그 작은 구멍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져서 부부 관계 전체를 무너뜨려 버립니다. 과연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게 그 부부들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나라는 오래도록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회사 가서, 성실하게 일하면 된다.” 이게 정답처럼 여겨져온 세상을 살아왔잖아요. 돈 이야기를 꺼내는 건 왠지 속물 같고, 투자 이야기를 하면 위험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고요. (물론 요즘 세대는 많이 달라졌지만요.) 그러다 보니 저나 남편은 물론이고, 3040세대 대부분은 삶에 있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돈을 다루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결혼지옥에 나오는 부부들이 금융에 너무 서툴러서 겪는 고통을 보면, 저는 비난보다는 “아… 이건 진짜 안타깝다”는 마음이 더 들더라고요. 재테크 초보 엄마인 제가 느끼는 것도 딱 이거예요. 저나 남편도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금융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어요.


적금, 예금, 저축만 하는 삶


저희는 이 세가지만 잘 하면 되겠거니 생각해왔죠. 근데 아이가 생기고, 집 이야기, 노후 이야기, 현실적인 숫자들이 눈앞에 오기 시작하면서 진짜 무서워지더라고요.


“이 상태로 10년, 20년 가다가 우리 둘 중에 하나라도 잘못하면, 우리 가족은 어떻게 될까?”

"지인의 추천으로 거액을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했다가 빚만 남는다면?"

"지금처럼 생각없이 돈을 펑펑 쓰다가는?"


그래서 저는 재테크 공부를 ‘돈 벌기’보다 ‘행복을 지키기 위한 보험’처럼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가난이 창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은 대문으로 나간다” 이 말이 외국 속담인 거 아셨나요? 사랑과 행복을 지키려면 꼭 돈이 필요하다는 것, 그건 만국 공통인가봐요. 저는 결혼지옥을 보면서 이 문장이 계속 떠올랐어요.


물론 돈이 모든 걸 해결해주진 않겠지만, 적어도 돈이 부족하지 않으면 싸울 일은 확실히 줄어들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하게 됐어요. 부부에게 금융 공부는 부자가 되기 위한 것도 아니고 투자를 잘 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서로 미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공부라는 걸요.


서로를 지키기 위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이 앞에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 행복하려고 결혼했잖아요 근데 그 행복이 돈 때문에 무너진다면 그만큼 허무한 것도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재테크 공부를 합니다. 단순히 부자가 되려고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평화를 지키려고요. 우리 모두 같이 천천히 공부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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