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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연 Jun 26. 2023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

예전 헬스를 다녔을 때 거의 2시간이 필요했고, 

필라테스도 멀리 다녀서 이리저리 하다 보면 2시간 넘게 들었다. 

운동하면 기본적으로 2시간은 들게 되니 

최근 몇 년간 운동을 할 생각을 더 못했던 것 같다. 


바쁘다, 시간이 없다, 

어차피 허리 아파서 다른 운동은 안 맞다,

라는 생각으로 걷기만 했다. 


갑자기 시작한 수영은 생각보다 시간을 더 많이 소비했다. 

가기 전 이런저런 준비로 30분, 

가서 씻고 수영 1시간 + 종종 나머지 연습 10~20분, 

다시 씻고 집에 오면 2시간 30분은 그냥 후딱 사라진다. 

거기다 체력의 문제도 있어서 

그렇게 다녀오고 나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기력이 없어서 뭘 하지도 못한다. 


첫 수영 시작달, 4월은 다녀오면 1, 2시간은 누워 있었고

5월은 좀 적응을 해서 알차게 시간을 잘 보냈다. 

다행히 월수금만 하니 

수영 잘하고 다음날 잘 쉬고 체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건강은 휴식도 중요하니까.

덕분에 하려고 했던 것들도 잘 챙겨서 하고 힘도 더 많이 냈던 것 같다. 


그래서 생각했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생각해 보면 나란 인간이 수영을 안 간다고 해서

알차게 그 시간 동안 다른 걸 하고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나는 생각보다 집에만 있으면 쳐지고 무기력해지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았다.

오히려 건강을 위한 일주일에 3~4번의 운동이 

그 나머지 시간을 더 활기차게 만들어 준다는 경험도 했다.


문제는 6월이었다. 

욕심을 부려 매일반을 등록하면서,

한 달 전체 일정이 무너졌다. 

매일 2시간 반을 수영에 들이고 

오히려 피로를 회복할 틈이 없으니 나머지 시간은 더 지쳤다.

게다가 이번 달에 밤에 모임이 여러 개가 있어 

그로 인해 수면 패턴이 들쑥날쑥 되면서 

더 졸리고 피곤했다.


수영할 때는 참 좋다. 

영법을 배워도 잘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것도 물속에 있는 느낌도 

예쁜 수영복을 입는 것도 다 재밌고 즐겁다.

문제는 나와서다. 

나와서는 힘이 없고 집중력 저하에 조금 멍하게 있으면 아이가 왔다. 


더 큰 문제는 허리였다. 

매일 수영을 하니 걸을 시간이 부족했고, 

안 되는 영법을 따라가려고 용쓰다 보니 허리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월 말로 올 수록 허리뿐만 아니라 결국 다리까지 저릿해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 이 수영의 즐거움이란!!)


한 달의 경험으로 수영은 주 3~4회가 나에게 맞다는 걸 알았다. 

가장 중요한 건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건 정말 핑계라는 것도. 

운동할 시간에 뭘 할 거였는지, 

운동하지 않았다면 정말 그 시간을 

운동하는 것만큼 값어치 있게 보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도.


단순히 몸을 건강하게 한다는 것 이상으로 나를 돌 볼 수 있는 행위가 

바로 운동이라는 것.

잘 맞는 운동을 찾아서 인생이 즐거워질 수 있다는 경험도 하고 있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벗어나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낸 뒤 나머지 시간을 더 잘 활용할 수 있으면 된다.


다음 달은 다시 주 3회만 등록했다. 

나에게 가장 적합한 활동과 시간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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