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헬스를 다녔을 때 거의 2시간이 필요했고,
필라테스도 멀리 다녀서 이리저리 하다 보면 2시간 넘게 들었다.
운동하면 기본적으로 2시간은 들게 되니
최근 몇 년간 운동을 할 생각을 더 못했던 것 같다.
바쁘다, 시간이 없다,
어차피 허리 아파서 다른 운동은 안 맞다,
라는 생각으로 걷기만 했다.
갑자기 시작한 수영은 생각보다 시간을 더 많이 소비했다.
가기 전 이런저런 준비로 30분,
가서 씻고 수영 1시간 + 종종 나머지 연습 10~20분,
다시 씻고 집에 오면 2시간 30분은 그냥 후딱 사라진다.
거기다 체력의 문제도 있어서
그렇게 다녀오고 나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기력이 없어서 뭘 하지도 못한다.
첫 수영 시작달, 4월은 다녀오면 1, 2시간은 누워 있었고
5월은 좀 적응을 해서 알차게 시간을 잘 보냈다.
다행히 월수금만 하니
수영 잘하고 다음날 잘 쉬고 체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건강은 휴식도 중요하니까.
덕분에 하려고 했던 것들도 잘 챙겨서 하고 힘도 더 많이 냈던 것 같다.
그래서 생각했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생각해 보면 나란 인간이 수영을 안 간다고 해서
알차게 그 시간 동안 다른 걸 하고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나는 생각보다 집에만 있으면 쳐지고 무기력해지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았다.
오히려 건강을 위한 일주일에 3~4번의 운동이
그 나머지 시간을 더 활기차게 만들어 준다는 경험도 했다.
문제는 6월이었다.
욕심을 부려 매일반을 등록하면서,
한 달 전체 일정이 무너졌다.
매일 2시간 반을 수영에 들이고
오히려 피로를 회복할 틈이 없으니 나머지 시간은 더 지쳤다.
게다가 이번 달에 밤에 모임이 여러 개가 있어
그로 인해 수면 패턴이 들쑥날쑥 되면서
더 졸리고 피곤했다.
수영할 때는 참 좋다.
영법을 배워도 잘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것도 물속에 있는 느낌도
예쁜 수영복을 입는 것도 다 재밌고 즐겁다.
문제는 나와서다.
나와서는 힘이 없고 집중력 저하에 조금 멍하게 있으면 아이가 왔다.
더 큰 문제는 허리였다.
매일 수영을 하니 걸을 시간이 부족했고,
안 되는 영법을 따라가려고 용쓰다 보니 허리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월 말로 올 수록 허리뿐만 아니라 결국 다리까지 저릿해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 이 수영의 즐거움이란!!)
한 달의 경험으로 수영은 주 3~4회가 나에게 맞다는 걸 알았다.
가장 중요한 건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건 정말 핑계라는 것도.
운동할 시간에 뭘 할 거였는지,
운동하지 않았다면 정말 그 시간을
운동하는 것만큼 값어치 있게 보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도.
단순히 몸을 건강하게 한다는 것 이상으로 나를 돌 볼 수 있는 행위가
바로 운동이라는 것.
잘 맞는 운동을 찾아서 인생이 즐거워질 수 있다는 경험도 하고 있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벗어나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낸 뒤 나머지 시간을 더 잘 활용할 수 있으면 된다.
다음 달은 다시 주 3회만 등록했다.
나에게 가장 적합한 활동과 시간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