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리스본의 가장 큰 매력으로 화창한 태양빛을 말했고 로마에 사는 친구는 자신의 보물 1호로 볕을 쬘 수 있는 작은 테라스를 꼽았으며, 파리에선 아예 빛을 연구한 미술가의 무리가 있을 정도였다. 빛이라면 바르셀로나도 어디에 뒤지지 않는 곳이라, 세계적 건축가인 가우디는 채광을 건축설계의 중요 요소로 여겼다. 물론 자외선이 강해 피부 노화는 물론 노안을 촉진하며,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유럽에서 단 하나를 한국에 가져갈 수 있다면 고민 없이 태양빛을 선택할 것 같다. 주변의 풍경을 HDR급 사진으로 만드는 빛을 볼 때마다 마음속의 냉소와 비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엔 왕의 광장도 있지만 왕실 광장 Royal Plaza도 있다. 약 15년 전, 이곳에서 아내와 바르셀로나에 처음 도착해, 샹그리아를 마셨다. 희미한 기억이지만 그때 느꼈던 감정은 여전히 생생하다. 짧은 바르셀로나 여행에 남은 한 순간은, 아내와 샹그리아를 마셨던 Plaça Reial 아케이드에서 본 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