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대합실에서 친구를 기다리는데, 낯선 이들의 대화가 귀에 꽂혔다.
나이 지긋한 여성 일행이 이야기 중이었다.
그중 한 분이 약간의 분노와 억울함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어떻게 10시간이 넘는 비행인데 밥을 한 끼만 줘?”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순간 예민해졌다. ‘밥’이라는 단어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로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말이었다.
나에게 기내식은 단지 식사가 아닌, 일종의 정서이고, 여행의 일환이다.
특히 여행길에서는 그 가치가 더 커진다.
이국적인 환경에 적응하기 전,
국내선 기내식에서만 느끼는 익숙한 온도의 밥 한 숟갈은, 그 어떤 고급 디저트보다 나를 안심하게 만든다.
나는 비행기에서 주는 밥을 기다리는 사람이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밥 때문에 비용이 들더라도 국내선, '**항공'을 선호하는 사람이다.
‘밥 잘 주는 한국 항공사’라는 명성은 내게 애국부심 그 이상이다.
한 끼라도 제대로 제공되는 기내식은,
장거리 비행 중에서 마음을 붙들어 주는 유일한 위안이다.
그 정갈한 쟁반 위에 놓인 밥과 국, 반찬들에서 나는 한국인의 손맛, 그리고 항공사의 세심함을 느낀다.
그래서 오늘 아침의 그 짧은 대화는 단순한 투정으로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밥이 주는 위로’에 대한 공감이랄까. 여행의 설렘도,
긴 비행의 고단함도 결국은
그 밥 한 끼로 정리되는 것이다.
비행기가 이륙하면, 식사를 제공한다.
누군가는 그것을 ‘이동 중의 일상’이라 하겠지만, 나에게는 그 순간조차도 여행의 한 장면이자 기억이 된다.
그리고 그 장면의 배경에는
항상 ‘**항공사의 기내식’이 있다.
탑승 후 식사 시간이 되었다.
익숙한 목소리의 승무원이
“식사를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쟁반이 놓이고 뚜껑이 열리는 순간,
나는 확신했다.
역시, 우리나라 항공사다.
밥을 맛있게 먹고, 간간히 제공되는 간식 모두 받아먹고, 무료로 제공하는 와인까지.
와인을 한잔 추가로 요청해서 마시고,
이내 긴 잠에 빠져 들었다.
https://suno.com/s/daY2Ung19Z0ltnL7
작사: 콩새작가
작곡: 수노
1절
공항 의자에 앉아
낯선 대화를 들었지
“열 시간 날아가는데
밥을 한 끼만 준대요”
그 말에 마음이 쿵,
밥 좋아하는 내 귀에
정답게 울리던 그 말
괜히 눈물이 고였어
밥 한 끼, 그게 뭐라고
가슴 한편 따뜻해져
기내 창 너머 구름 사이
엄마 손맛을 떠올려
밥 한 끼, 그 작은 정이
낯선 길도 안심되게 해
역시, 나는 또 한 번
한국항공을 탔네요
2절
쟁반 위의 하얀 쌀밥
작은 국과 반찬까지
그 속에 담긴 정성이
이 긴 여행을 감싸네
밥 한 끼, 그게 뭐라고
가슴 한편 따뜻해져
기내 창 너머 구름 사이
엄마 손맛을 떠올려
밥 한 끼, 그 작은 정이
낯선 길도 안심되게 해
역시, 나는 또 한 번
그 밥의 위로를 받네요
오늘도 나는 떠난다
밥이 기다리는 그 하늘 위로
익숙한 그 맛 속에서
여행은 다시 시작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