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단비가 내리니 온 마을이 청량해지는 것 같다. 잠시지만 마스크를 벗고 긴 호흡으로 바깥공기를 콧구멍으로 들여 마시며 산소 같은 여자가 되어 본다.
일주일 동안 어린이집 내의 확진 소식을 학부모님께 전하며 우울한 한 주일을 보냈다. 하루에 한 두 명씩 이어지는 코로나 확진으로 어린이집이 뒤숭숭하였다.
코로나 양성 판정받은 아이들은 7일간 자동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자는 48시간 어린이집 등원을 하지 못한다.
어린이집 정원의 반 이상이 가족 감염, 친구 감염, 자체 발열 등으로 순서 없이 돌아가며 격리 중이다.
새벽에 눈 뜨자마자 확진된 아이의 담임교사에게 문자가 오고, 벨이 울리며 다급함을 전해 온다.
출근하기 무섭게 어린이집을 48시간 이용 제한하라는 문자를 얼마나 자주 보냈는지 미안해서 학부모님 뵐 낯이 없다.
자가격리 7일을 아이들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확진된 아이는 7일 동안 가족과 함께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격리 해지 통보를 받고 어린이집에 등원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또 가족이 확진이 된다.
코로나에 확진된 아이들은 집 안에서 최대한 조심하면서 보내야 한다. 아이가 확진되면 자동으로 그 아이의 형제자매, 그리고 엄마 아빠가 감염되어 확진자가 되어 자동 격리를 지속하게 된다.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각 가정에서는 매일 어린이집에서 보내오는 00반의 확진자 발생으로 48시간 일시적 이용제한을 하라는 통보 등으로 피로감이 높은 상황이다.
3월을 그렇게 뫼비우스 띠처럼 보내고 있다.
비 온 뒤, 기분이 상쾌해졌다.
오늘은 몇몇 아이들이 자가 격리가 해지되어 어린이집에 등원하였다. 어린이집에 오래간만에 등원한 아이들은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새 학기가 되어 새로운 교구들이 가득 찬 어린이집을 못 나왔으니 얼마나 오고 싶었을까?'
교실을 한 바퀴 라운딩하고 돌아서려니 귀여운 한 녀석이 쪼르르 달려와서 인사를 한다.
"원장 선생님! 많이 보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백허그를 한다.
"누구?"
"어머 머머, 잘 지냈어요. 심심하지 않았어? 집에서 누구랑 놀았어요?"
쉴 틈 없이 질문을 퍼붓고 나서 아이를 교실로 돌려보내고 생각하니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세상천지 어디에서 누가 나를 이렇게 많이 보고 싶어 할까?'
조막만 한 이 녀석 때문에 빈 말이어도 기분 좋은 찰나를 보냈다.
교직원들까지 순차적으로 코로나에 확진되어 어린이집 업무는 마비되어가고, 조리사마저 확진으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갑자기 대체로 조리해 줄 사람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보건증을 발급하는 것도 싫다고 하고, 세금 내는 것도 싫다고 하고, 짧은 시간 근무도 싫다고 한다.
어린이집 아이들과 현장학습을 간 것 도 아닌데 도시락을 주문하여 먹어보기도 처음이다.
'에고고... 내가 늙는다.'
새벽에 눈을 뜨면 먼저 목이 칼칼하고 침이 마른다.
'드디어 오늘은 진짜구나......'
머릿속에 이 문장을 저장하면서 침대에서 일어난다.
머리가 아프고 열이 있는 것 같은데......
가래가 끓어오는데......
재채기가 나는데......
콧물이 나는데......
기타 등등의 증세에 예민해진다
큼큼거리며 발성 연습을 해보고 '코로나 자가 키트 검사'를 한다.
한 줄! 다행이다.
'코로나 확진되면 어떻게 해?'
'오늘은 제대로 출근이 가능할까?'
'다음 주가 피크라던데......'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출근을 한다.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데, '나는 언제쯤 대상이 될까?'
노심초사하면서 나는 제발 비켜가기를 기도한다.
아이들이 없는 어린이집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
애들아~~~~ 모두 건강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