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친절한 사람들

프랑스 투어 3탄

by 남궁인숙

우리는 이틀 동안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한국으로 돌아가기 마지막 하루를 남기고 PCR 검사를 해야 하는 것을 기억해냈다.

파리 시내로 가서 PCR 검사를 하기엔 시간이 빠듯해 미리 받아두기로 하고 시골 마을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면서 병원과 약국을 알아보았다.

작은 마을에 있는 약국을 방문하니 PCR 검사를 할 수 없다고 하며 인근 지역에 PCR 검사를 해주는 규모가 있는 약국이 있으니 그곳을 가보라고 한다.

소개받아 찾아간 약국에서는 PCR 검사를 해 줄 수 있다고 하였다. PCR 검사 후에 48시간 이내로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받아야 하는데 그때까지 결과를 받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확답해주기 어려운 문제라고 한다.

결과 나오는 시간이 정확하지 않다면 우리는 여기서 할 수 없으니 우리가 48시간 이내에 받아 볼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찾아봐 달라고 부탁하였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번역기를 사용하였다. 한국말을 해주면 프랑스어로 번역이 나오지만 정확한 번역문이 아니라서 웃기기도 하였고 답답하기도 했다.


바라유안

약국에서 만난 바라유안은 여기저기 통화하며 알아보더니 샤를 드골 공항에 가면 요금은 비싸지만 할 수 있다고 안내를 해준다. 남의 일이지만 자기 일처럼 걱정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알아봐 주려고 애쓰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언짢은 표정 없이 친절하고 유쾌한 모습으로 30분이 넘게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에 정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녀에게도 인증샷을 찍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포즈를 취해 주신다.


멍든 발

기왕 약국에 왔으니 물파스나 한 개 사야겠다고 하면서 옹플뢰르 항구거리의 계단 끝에서 발을 헛디뎌 접질렸던 발을 양말을 벗고 보여주었다. 발등에 바를 좋은 약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고 하였다.

멍든데 바르면 좋은 약이라면서 자주자주 아픈 곳에 도포해 주라고 한다. 비싸지도 않은 튜브 형태의 물파스를 젤로 만든 것처럼 생긴 약인데 제법 효과가 있었다. 친절한 그녀 덕분에 여행하면서 덜 고생했던 것 같다.



우리는 서둘러서 PCR 검사를 받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하여 간신히 PCR 검사를 하고 나니 안심이 되었다. 호텔로 돌아가서 서너 시간 기다리면 문자로 음성인지 양성인지 알리는 이메일이 도착할 것이라고 안내를 받고 우리는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택시 안에서 이번 프랑스 여행을 기획했던 친구는 오늘 밤 갈 곳이 한 군데 더 있다고 하면서 에펠탑 야경투어를 가자고 제안한다.

'아! 이 친구는 힘이 남아도는구나...^^*. '

하지만 우리는 지칠 대로 지쳐서 에펠탑 야경은 몇 년 전에 왔을 때 봤으니까 구경은 그만하고 호텔로 가는 게 좋겠다고 했다.

'야경이 그냥 야경이지......'

그래서 에펠탑 야경투어를 제안한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호텔 도착 후 이메일로 첨부 파일이 도착하기를 얼마나 가슴 졸이며 기다렸는지 모른다. 만약에 양성이 나오면 이곳 파리에서 7일 동안 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메일로 검사 결과가 도착했는데 내 검사 결과는 메일로 오지 않았다. '친구와 내가 사용하는 이메일이 달라서 일까?' 별별 걱정으로 밤새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텔 조식을 먹는데 에펠탑 야경투어를 제안한 친구가 밥을 먹지 않고 뾰로통해 있었다.

"왜 밥 안 먹어?"

어제 야경투어를 안 가서 화가 났다고 한다. 우리는 PCR 검사 결과를 확인해야 안심이 돼서 그랬으니 화 풀고 파리에서의 마지막 조식을 우아하게 먹자고 달랬다.


PCR검사서를 공항에서 받기 위해 우리는 서둘러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서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공항 도착 후 제2터미널에 위치한 공항의 PCR검사소까지 무거운 케리어를 끌고, PCR 검사 결과서를 직접 받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고를 반복하며 전력질주를 하였다.

도착 후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받아 들고 '네거티브'라는 단어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 다행이다.


결과서를 받아 들고 루프탄자 데스크에서 발권을 하려니 돌아가는 티켓 중에서 티켓 하나가 다음 날 출발로 되어 있었다.

머피의 법칙인가?

잘못된 예약으로 한 친구는 기존에 구입한 항공권을 포기한 채 100유로의 비용을 지불하고 한 시간 뒤에 출발하는 에어프랑스를 타게 되었다. 한 친구를 공항에 놔두고 좌충우돌 짧은 여정의 프랑스에서의 아쉬운 마지막을 보내며 우리 둘은 독일로 향했다. 독일에서 우리는 트렌스퍼하여 서울행 비행기를 탔다.


귀국 후 공항에서 바로 보건소로 향했다. 해외 입국자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짧은 여정의 파리 여행에서 만난 친절한 사람들로 아직은 세상은 살만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여행이었다.


내가 좋은 사람으로 살면 다른 누군가도 나의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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