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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력

by 남궁인숙

요즘 사람들은 단어 뒤에 ‘력(力)’자를

붙이는 일을 자연스럽게 한다.

정리력, 청소력, 질문력, 관용력.

마치 일상의 모든 행동이 기술이 되고,

훈련 가능한 능력이 된 것처럼 말이다.


예전에는 성향이라 불렸던 것들이 이제는

역량으로 다뤄진다.

정리는 깔끔함의 문제가 아니라 ‘정리력’

이라는 이름의 기술이 되었고,

질문은 호기심의 산물이 아니라 ‘질문력’

이라는 능력으로 평가된다.


이 변화는 우리 사회가 행동과 태도마저

측정하고 다듬을 수 있는 무엇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인내력을,

교사는 학생에게 사고력을,

직장인은 스스로 실행력을 붙들고 하루를

버틴다.


어쩌면 우리는 각자의 삶을 더 잘 운영하기

위해 단어와 행동 사이에 ‘력’을

붙여왔는지도 모른다.

그 작은 글자 하나가

'나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의 언어는 조금

바빠졌지만, 그만큼 스스로를 단련하려는

마음도 더 분명해졌다.


김종원 작가 『부모의 질문력』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 제목에도 역시 질문에 '력'을 붙였다.

그가 말했다.

“안 했니?라고 묻지 말고, 못 했니?라고

물어보라고.”

작은 말 한마디를 바꾸는 일인데도 마음에

오래 남는다.

책임을 묻는 질문과 마음을 묻는

질문의 차이는, 아이의 하루를 열어보는

방식 자체를 바꾼다.


또 이런 말도 했다.

'실수를 책임지면 그 실수는 사라진다.'

어른이 들어도 뜨끔한 말이다.

우리는 아이에게 실수를 인정하라고

요구하면서 정작 어른인 우리는 변명과

예외를 찾느라 바쁘다.

그러니 ‘5번 중 단 1번이라도 화내지

않고 말해보기’라는 조언은 그 어떤 훈육서

보다 현실적이고 뼈아프게 다가온다.


그는 아이의 ‘오늘’이 아니라,

‘내일’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다.

감정이 먼저 튀어나오는 순간에도

세 번 생각하고 말하기를 잊지 않는다.

지금 하는 말이 아이의 내일을 조금

흔들 수도 있고, 반대로 단단하게 세워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문장.

내게 오래 머물렀던 말은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하지 않고, 그 말이

녹아 있는 문장으로 말해주기.'였다.

‘책 읽어’, ‘정리해’, ‘하지 마’ 같은

단어 대신, 그 말의 의미를 아이가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언어로 바꾸라는 뜻이다.


이를테면,

“오늘 네가 골라 읽고 싶은 책이 뭐야?”

“장난감들이 집에 돌아갈 시간이네,

도와줄래?”

“그렇게 하면 네가 다칠까 봐 걱정돼.”




지시는 사라지고, 마음이 남는다.

명령은 사라지고, 관계가 남는다.


문장을 바꾸는 일이 아이를 바꾸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언어가 바뀌면 그 언어로 세상을

배우는 아이의 마음결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 언어를 건네는 어른 역시

자신의 마음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된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단순한 조언가가 아니다.

아이의 마음을 오랫동안 들여다본 사람,

말의 무게를 아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먼저 다듬어

온 사람이다.

“이 말을 한 분은 명언이네.”

때로는 우리가 살아가며 가장 필요한

말이 바로 그런 말이다.

“말을 바꾸는 건 관계를 바꾸는 일이다.”


부모의 말투가 아이의 ‘성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생각하는 방식을 만든다.

질문을 바꾸면

아이의 태도와 관계가 달라지고,

부모 자신의 감정도 함께 단단해진다.



https://suno.com/s/Itj01NILu5NjBnGU


딸깍 딸깍 정리력



작사:콩새작가

작곡 :수노


1절

정리력 톡톡톡

책들이 웃어요

질문력 톡톡톡

생각이 피어요


작은 힘이 모이면

하루가 반짝해

오늘도 내가 만든

예쁜 힘 하나씩


2절

관용력 톡톡톡

마음이 따뜻해

청소력 톡톡톡

방 안이 환해져


작은 힘이 모이면

내일이 밝아와

나만의 힘을 모아

반짝반짝 자라요


딸깍 딸깍 정리력


1절

정리력 딸깍딸깍

책들이 까르륵 웃고

질문력 톡톡톡

생각꽃 포포포 피어요


후렴

반짝반짝 작은 힘

모이면 짠! 하루가 좋아져

오늘도 내 마음속

예쁜 힘이 쑥쑥 자라요


2절

관용력 포동포동

마음이 포근포근해

청소력 슈욱슈욱

방안도 반짝반짝 빛나요


후렴

반짝반짝 작은 힘

내일도 짠! 밝아질 거야

나만의 힘을 모아

콩콩콩 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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