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부모님이 주고 간 포장된 선물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투명 비닐 안에 가지런히 접힌 두 장의
니트 양말.
회색과 아이보리 색이었다.
양말에 작은 꽃무늬가 흩어져 있다.
그리고 그 아래, 단정한 정장을 입고 꽃을
든 한 아이의 사진과 짧은 글.
“병아리반으로 강동어린이집에 입학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병아리반, 국화반, 장미반, 개나리반까지
4년 동안 사랑으로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나는 그 글을 여러 번 읽었다.
‘사랑으로 가르쳐 주신.’
사실 교사의 하루는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아침 등원 울음,
급식 시간의 전쟁,
낮잠을 거부하는 아이,
부모 상담, 행정 서류, 평가 준비, 끊임없는
안전 점검 등 아이를 안아주는 시간보다
서류를 만지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
그런데 이 한 장의 종이에 적힌 글들이
그 모든 시간을 다시 정의해 버렸다.
교사는 ‘보육’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니는 ‘사랑’이라고 적어 주었다.
4년이라는 시간은 아이에게는 거의 영유아
인생의 전부였을 것이다.
병아리처럼 작았던 아이가
자기 이름을 또박또박 쓰고,
친구를 먼저 배려하고,
졸업식 날에는 꽃을 들고 서 있게 된다.
그 성장의 기록이 양말 두 켤레에 담겨
있었다.
양말은 참 묘한 선물이다.
늘 발에 신지만, 가장 낮은 곳에서 묵묵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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